“유전자 조작 없는 ‘생명 먹거리’ 생산 힘들어도 ‘창조질서 보전’ 자부심 크죠” 장맛비 아랑곳없이 분주한 손놀림에 푸른 잎과 탐스런 열매마다 정성 가득 일반 농사에 비해 어려움 훨씬 많지만 건강한 농산물 만드는 데 큰 보람 느껴
“건강한 먹거리 생산하며 같이 나누는 것도 기쁨이지요.”
7월 7일 오후 원주교구 대안리공소. 장맛비가 한창인 가운데도 장화에 우비를 갖춘 농민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분주한 손길이 닿는 곳마다 싱그러운 고구마 잎과 알이 영글어 가는 옥수수가 탐스럽다. “비가 와서 그런가, 고구마 잎이랑 줄기가 싱싱하고 좋구먼. 맛깔나겠어.” 푸른 잎사귀를 매만지던 김만순(보나·77·원주교구 흥업본당)씨가 입을 떼자 함께 일하던 최춘옥(바르바라·56), 최화정(바르바라·64), 김황봉(안나·65)씨도 맞장구를 쳤다. 이날 공소에 모인 건 한 달에 두 차례 주일미사 후 신자들과 함께하는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선 이들은 손수 키운 ‘건강한 작물’로 식사 준비를 한다. 2006년 국내 최초로 ‘GMO FREE ZONE’을 선언하고 ‘생명농업’에 앞장서고 있는 대안리는 국내는 물론 나라밖에서도 건강한 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농산물은 공학적 기술을 이용해 작물의 유전정보를 인공적으로 변형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다. GMO 공법은, 1994년 미국 칼진(Calgene)이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개발하고, 1996년 미국 몬산토(Monsanto)가 제초제 내성을 가진 콩을 내놓으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이후 품목과 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미국 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GMO 농산물만 콩 옥수수 감자 토마토 등 10여 종을 넘어선지 오래다. GMO 공법은 한때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부각돼 각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GMO 작물이 생태계와 사람에게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확인되고 있다.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