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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이색단체 탐방] 서울 역삼동본당 베드르수석회

리길재 기자
입력일 2017-07-04 수정일 2017-07-04 발행일 1992-07-26 제 1815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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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 통해 창조주 숨결 체험
채석하며 형제애 도모
조석 모아 성모동굴 건립 추진
돌과 대화할 정도로 경지 달해
대도시 본당들이 대형화되면서 신자들의 유대감및 소속감 결여가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자들이 기존단체들과는 달리 공통된 취미를 중심으로 단체를 형성, 스스로 문제점을 보완하고 신앙의 유대로 깊은 친교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같은 본당의 취미단체들을 소개해나간다.

『창조주의 숨결로 다듬어진 수석(壽石)을 대할 때마다 무한하신 하느님의 능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탐석(探石)을 통해 자연에 대한 사랑을 나누는 신자들의 모임인 서울 역삼동본당(주임ㆍ박병윤신부) 베드로수석회(회장ㆍ류연옥) 회원들은 오늘도 무한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기 위해 수석과 마주하고 있다.

지난 87년4월에 창립, 5년동안 수석과 함께해온 서울 역삼동본당 베드로수석회 회원들은 이제 수석과 함께 대화를 나눌 정도의 경지에 올라있다.

『바쁜 직장생활로 본당활동에 소원했던 신자들을 취미 활동을 통해 하나로 결속시키기 위해 이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는 류연옥회장은 『매년 두세번 「탐석의 날」을 정기적으로 열어 수석을 전시, 이제는 본당에서 가장 사랑받는 단체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평가 뒤에는 베드로수석회 초대회장 김관선(베드로)씨의 숨은 노력이 컸다고 한다.

국내에서 수석의 권위자로 널리 알려져 있고 현재 베드로수석회 고문인 김관선씨는 창립 당시부터 소장석과 전문책자를 기증하고 꾸준한 강연과 실습을 통해 수석에 대한 회원들의 이해를 넓혀준 것.

이같은 김관선씨의 노력과 베드로수석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은 세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그 빛을 발했고 본당신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단체로 성장하게 되었다.

만5년여동안 수석과 대화를 해오면서 수석에 참 맛을 들인 베드로수석회 회원들은 매월 한번씩 남한강 등지에서 탐석하는 정기모임도 부족해 몇몇 열성회원들은 매주 별도로 탐석에 나설 정도이다.

공통된 취미생활을 같이 하면서 신앙의 우애를 다져온 역삼동본당 베드로수석회 회원들은 올해 개축되는 본당성모동굴을 회원들이 직접 수집한 「오석」(검은돌)으로 꾸미고 싶은 작은 소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수석회원들이 수집하여 성당 마당에 하나 둘씩 쌓이기 시작한 오석은 벌써부터 멋진 성모동굴을 보고싶어하는 신자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작은 봉사로써 교회의 반석이 되자며 이름지은 베드로수석회는 단지 오석으로 꾸며진 성모동굴이지만 그안에서 많은 신자들이 성모님의 사랑을 담아갈 것을 기대하며 오늘도 고운 오석을 찾기에 분주하다.

리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