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제20회 한국가톨릭문학상 특집 - 시상식 이모저모

주정아·최용택·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7-05-16 수정일 2017-05-16 발행일 2017-05-21 제 3045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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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창작의 길 걸어온 5인의 작가에게 영예를

“‘사랑의 최고 형태가 바로 정치’라고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정치에 임하고 있습니다. 진흙탕 같은 현실에서 온유함을 찾기 위해, 기도하는 시간으로 돌아오기 위해 시를 씁니다. 별이 뜨고 바람이 불면 계속 시를 쓰겠습니다.”

시 부문 본상/ 도종환 시인

“작가는 역사의 진실을 기록하고, 기억으로 후세에 남겨야 합니다. 소설 「군함도」를 읽은 독자들이 ‘과거의 진실’에 눈을 뜨고 그것을 기억하면서 ‘내일의 삶과 역사’를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뎌 주신다면, 작가로서 더 할 수 없는 영광이 될 것입니다.”

소설 부문 본상/ 한수산 소설가

“어떤 상도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 생각해 가톨릭문학상을 받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도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등단 40년을 넘어서면서도 좋은 글을 쓰겠다는 생각은 변치 않았습니다. 제 문학의 게으름에 채찍질하며 묵묵히 창작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아동문학 부문 본상/ 한윤이 작가

“성모님 삶에 대한 묵상은 ‘고통이 고통을 위로하고, 가난이 가난을 위로하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하는’ 사랑과 구원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어둡고 절망적이었던 삶이 시의 빛으로 변화된 여정이었습니다. 제 시는 은총의 선율이었습니다.”

신인상/ 이인평 시인

“피바람 부는 박해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흙돌집 속에서 동정을 지키며 살았던 유섬이. 그의 거룩한 행적이 사후 151년 만에 세상에 알려지고, 그 해 유항검 등 가족들이 시복된 것은 가슴 떨리는 일이었고 섭리라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별상/ 강희근 시인

◎… 가톨릭신문사는 5월 10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한국가톨릭문학상 제정 및 시상 20회를 맞아, 특별히 소설과 시, 아동문학 등 세 부문에서 동시에 ‘본상’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에 신설된 ‘신인상’을 비롯해 올해만 마련된 ‘특별상’도 시상했다. 또한 시상식에서 모든 참가자들은 가톨릭문학상 제정 및 시상 20회 기념 영상을 통해 지난 발자취와 문학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도 가톨릭문학상 제정 및 시상 스무 돌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는 상금 8000만원을 증액했다. 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이자 심사위원인 신달자 시인은 “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면서 “그동안 묵묵히 가톨릭문학상을 지원해 준 우리은행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5명의 문인을 시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등 가톨릭문학상에 대한 우리은행의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시상식에는 교회 안팎의 유명 문인들이 다수 참석해 가톨릭문학상 수상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한국가톨릭문인회 지도 김산춘 신부와 이전 지도를 역임한 조광호 신부를 비롯해 한국 문단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이 여럿 참석해 축하인사를 나눴다. 특히 가톨릭문학상 제1회 수상자인 문삼석 아동문학가와 김형영 시인, 구자명 소설가 등 역대 가톨릭문학상 수상자도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시상된 신인상 수상자 이인평 시인은 혼자서 문학을 배우고 익힌 작가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그는 당시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만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시 창작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 막노동 등 고된 생활을 하는 틈틈이 시를 쓰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왔다.

이 시인이 시상식장에서 수상소감을 말할 때, 부인 최미숙(아가타·53)씨는 객석에서 숨죽이며 눈물을 닦아냈다. 최씨는 “남편은 많이 배우지 못해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없었고, 막노동 등을 통해 가정의 생계를 꾸려야 했다”면서도 “밤잠을 줄여가며 틈틈이 시를 쓰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에게 ‘시’는 삶 그 자체”라면서 “남편이 시를 통해 독자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울 수 있도록 옆에서 열심히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 가톨릭문학상은 진리와 사랑, 공동선 구현 등 인간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문학으로 승화시키는데 이바지한 작가에게 주어진다. 이에 따라 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신자가 아닌 경우에도 보편적 가치를 담은 작품을 다양하게 발굴해 시상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혀왔다.

박경분(미카엘라·54·수원교구 능평본당) 시인은 “가톨릭문학상 시상식은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이 아닌 이들에게도 상을 수여하려는 가톨릭신문의 문학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라면서 “앞으로도 가톨릭의 가치를 높이는 많은 문학 작품을 발굴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5월 10일 열린 제20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에는 한국 문단과 가톨릭문단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들을 비롯해 역대 수상자들, 출판계와 교계 안팎의 관계자들이 참가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시상식에 이어 마련한 축하연에서 수상자와 가톨릭문학상 운영 관계자들이 함께 축하케이크 촛불을 끄고 있다.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가 올해 아동문학 부문 본상을 수상한 한윤이 작가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이기수 신부(가톨릭신문사 사장)와 올해 시 부문 본상을 수상한 도종환 시인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올해 소설 부문 본상을 수상한 한수산 소설가가 수상작 「군함도 1, 2」에 서명을 한 후 애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시상식 후 단체 기념촬영 모습. 왼쪽부터 남기명 우리은행 국내부문 부문장, 김미자 우리은행 가톨릭회관 지점장, 이인평 시인, 한윤이 작가, 도종환 시인, 한수산 소설가, 이영탁 주간 신부, 조환길 대주교, 구중서 문학평론가, 이광구 은행장, 이기수 사장 신부, 강희근 시인, 권길중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 신달자 시인, 정두리 작가, 유안진 시인, 김산춘 신부.

주정아·최용택·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