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평 컨테이너가 제겐 하느님 만난 광야” 마이크 설치 돕다 봉사 시작 매일같이 퇴근하자마자 들러 “주님께서 도구로 쓰시는 듯”
2014년 겨울을 맞으며 합동분향소 인근 8평(28㎡) 남짓한 컨테이너 박스에 천주교 부스가 차려졌다. 매일 오후 8시에 봉헌되는 미사 외에도 낮에는 희생자들을 위한 연도와 상담 등이 이뤄졌다. 어느새 천주교 부스에서 이뤄지는 일 가운데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일이 없을 정도가 됐다.
“미사 준비 등 처음 해보는 일투성이였어요. 당연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제가 자리를 비우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거예요.” 다니는 직장이 합동분향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데다 집도 그곳에서 차로 15분 남짓한 거리라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천주교 부스에 들러 미사 준비를 하고 미사를 마치고 뒷정리까지 하고 집에 들어가면 보통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 그걸로 끝이 아니다. 그날 일을 돌아보고 다음 일정을 정리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다. 10년 동안 해오던 주일학교 교사생활도 접고 세월호 일에 매달리다시피 하는 그를 두고 친구들은 본당을 아예 화랑유원지로 옮기는 게 어떠냐는 말까지 한다. “지난 시간동안 저도 모르는 사이 믿음이 커졌다는 게 가장 감사한 일입니다.” 3년이라는 세월이면 적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 조씨는 주님의 진리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것을 가장 큰 은총으로 꼽았다. “주님의 진리, 기쁜 소식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뭍으로 오른 세월호를 바라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는 그는 “한 번만이라도 분향소를 찾아 영정 속 아이들과 눈을 맞춰보길” 청한다. “부활은 그 아이들 눈 속에 있습니다.”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