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마음 편히 기도하도록 돕고 싶었죠” 유가족들 힘들고 외로울 때 함께 손잡아 주며 위로 전해 “세월호와 끝까지 함께할 것”
한국사회에 너무나 큰 고통을 던져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고통은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사실 국민 모두가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였다. 고통받고 외로운 이들에게는 따뜻한 말 한 마디와 손을 잡아주는 위로를 건넬 이웃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3년이 지나는 동안 아파하는 이들과 변함없이 함께하고자 했던 이웃들을 만나 본다.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던 세월호가 3월 31일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말린호에 실려 목포신항을 향해 마지막 항해를 할 때 누구보다 깊은 감상과 상념에 잠긴 채 지나온 3년을 회고했던 손인상(스테파노·69·광주대교구 진도 진길본당)·김영애(바울라·65)씨 부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나자마자 팽목항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세월호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가족은 물론, 언론사 취재진, 해양수산부와 경찰을 비롯한 행정기관 관계자들로 팽목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3년 동안 팽목항에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갈 때 손인상씨 부부만큼은 한 자리를 지켰다. 절망에 빠진 이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것이 신앙. 손씨 부부는 팽목항에서 천주교 신앙인들, 천주교를 잘 모르지만 막연히 기도하기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차 한 잔, 물 한 컵을 건네며 지난 3년을 팽목항에서 보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천주교 광주대교구 세월호 팽목항성당’이라는 작은 간판이 붙은 컨테이너 성당을 지키고 있다. 손씨는 ‘어떻게 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팽목항을 지키셨냐’는 물음에 “정확히는 세월호 참사 사흘째 되는 날부터 팽목항에 나와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힘들고 외로울 때 손이라도 잡아 주고 위로해 주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박지순 beatles@catimes.krrn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