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회교리주간은…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6-12-06 수정일 2016-12-07 발행일 2016-12-11 제 3023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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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세상은 별개” 성속이원론 맞서
그리스도인의 행동지침 ‘사회교리’ 강조
전국서 사회교리학교·심포지엄 등 열려

매년 대림 제2주간에 지내는 ‘사회교리주간’은 2011년 10월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제출한 ‘사회교리주간 제정에 대한 요청’을 검토해 그해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사회교리라는 말은 사회교리주간이 제정되기 전부터, 사실 교회의 역사와 함께해 온 용어다. ‘지킬 교리’로 이해되는 사회교리는 예비신자 교리에서 일반적으로 다뤄지는 ‘믿을 교리’에 비해 신자들에게 아직도 낯설게 인식되고 있다.

사회교리주간 제정의 배경에는 교회와 세상이 별개라거나 교회는 세상일에 관여해서는 안 되고 영적인 생활만 추구해야 한다는 성속이원론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깔려 있었다. 사회교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제공한 성속이원론은 오늘날 개인주의화된 신앙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교회에 사회교리주간이 제정되는 데는 사회교리를 다룬 교재가 출간되면서 사회교리의 저변이 확대된 것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한국교회에서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회교리 교재로 가장 널리 읽히는 「간추린 사회교리」는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에서 2004년 발간했다. 한국교회에는 주교회의가 이듬해 10월 완역 출간하며 소개됐다. 「간추린 사회교리」는 가톨릭교회가 지난 한 세기 이상 사회 문제에 대해 신자들에게 체계적으로 제시해 온 가르침의 핵심 부분을 일목요연하게 엮어 놓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일상을 살아가며 반드시 따라야 할 성찰의 원리와 판단 기준 그리고 행동지침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2000년 4월에는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가 레오 13세 교황부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까지 역대 교황들의 사회적 가르침에 관한 중요 문헌들을 모아 「사회적 안건들: 교도권 문헌 모음집」을 펴냈다. 「간추린 사회교리」의 준비작업으로 여겨진 「사회적 안건들: 교도권 문헌 모음집」에는 역대 교황들이 사회교리와 관련해 발표한 70여 개의 각종 문헌들에서 뽑은 인용문 370개가 실려 있다.

한국교회에는 국내외에서 나온 각종 사회교리 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사회교리학교와 관련 심포지엄이 사회교리주간에 집중적으로 열리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일찌감치 1995년 처음으로 사회교리학교를 개설했고 사회교리주간 제정 전후로 의정부교구(2011년 8월), 부산교구(2012년 4월), 대구대교구(2012년 10월) 등에도 개설돼 현재는 전국 대부분의 교구에서 사회교리학교가 열린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