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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희년 폐막]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6-10-18 수정일 2016-11-16 발행일 2016-11-20 제 3020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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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자비 청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초기교회 교부들은 ‘정의’를 이야기할 때 항상 자비를 함께 논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 대한 징벌과 관련되는 ‘정의’도 역시 그 목적 자체가 ‘자비’였던 것입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하느님 자비’는 먼저 스스로를 깊이 성찰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겸허하고 솔직하게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신이 하느님의 용서를 청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어느 누가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완벽할 수 있습니까? 자신의 존재가 자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김 대주교는 깊은 성찰 후에 요청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대한 믿음과 신뢰라고 강조했다.

“어린이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큰 잘못을 지었다고 해도, 부모님께서는 그것을 죄라고 탓하실까요? 자기 잘못에 괴로워하면서 엄마 아빠 앞에 나오지 못한다면, 엄마나 아빠는 오히려 그것에 크게 가슴 아파할 것입니다.”

아무리 큰 죄라도 하느님께서는 용서하시고 자비를 베풀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한 깊은 신뢰, 그리고 마침내 용서를 받았을 때 얻게 되는 자비 은총의 체험, 그것은 곧 이웃과의 관계에서 자비를 드러내고 베풀 수 있는 힘이 된다.

김 대주교는 또한 희년 기간 동안 각 교구와 본당,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 실제로 하느님의 자비를 배우고 익혀 실천하는 사례들을 많이 봐왔다고 밝히고, 이러한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끄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김 대주교는 지속적인 실천을 위해서는 사목자들부터 자비의 정신을 잘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목자들이 신자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앞서야 합니다. 그것 역시 자비의 한 표현이지요. 이미 하느님의 자비를 거저 체험한 사목자들이 신자들에게 그 자비를 건네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기적인 모습이지요.”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