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감정과 기억 지혜가 자리한다? 이집트인들은 망자의 심장 무거우면 죄가 많다고 여겨 파라오와 신하들 완강한 마음… 심장 무겁게 했단 의미
고대 이집트 신학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이집트인들이 심장에 부여한 중요성일 것이다. 지금도 감정을 표현할 때 우리는 ‘심장이 쫄깃하다’는 신조어를 비롯해, ‘심장이 뜨겁다’, ‘강심장’ 등 몸의 기관 가운데에서도 심장을 자주 끌어들인다. 이는 예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도 비슷했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듯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지, ‘뇌’하기에 달렸다고 하지는 않는다. 마음 심(心)자도 심장 모양을 본따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고대 근동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성경에 나오는 ‘마음’은 대부분 심장을 의역한 말이다.(창세 8,21 등) 옛 이집트인들도 감정과 기억, 지혜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은 뇌가 아니라 심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라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보관한 것도 심장이었다. 뇌는 필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내버렸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보유한 높은 의학 수준에도(에드윈 스미스 파피루스 참조), 뇌와 심장의 역할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특히 심장에 관련된 이집트인들의 신학은 탈출기에도 반영되어 있어, 성경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보낸 세월을 감안하면, 이런 영향 관계는 무척 자연스럽다. 솔로몬이 맞아들인 왕비도 파라오의 딸이었듯(1열왕 3,1), 왕정 시대에도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의 문물 교환은 활발하게 이어졌다.
김명숙(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