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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론] 성물(聖物), 액세서리로 쓸 수 있다? 없다?

입력일 2015-08-18 수정일 2015-08-18 발행일 2015-08-23 제 2958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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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묵주 팔찌를 손목에 차고, 성모상 등 성물을 자동차에 부착해 놓고 있습니다. 수시로 기도 할 수 있다는 의견과 주렁주렁 달린 성물이 눈살을 찌푸린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찬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 찬성합니다

신자가 아니면 누가 지니고 다니나요?

요즘이 아닌 예전부터 신체나 차량 내에 각종 성물이 부착 또는 걸려있는 것을 보곤했습니다. 본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첫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둘째, 차량 내에 있는 성물은 자신과 탑승객의 안전을 주님과 성모님게 요청하며 또한 운전 시 화낼 수 있는 상황에서 성물을 봄으로써 자신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물을 보면서 마음에 담겨 있는 잘 잘못에 대한 기도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셋째, 몸에 지닌 묵주반지, 목걸이, 팔찌 등 성물은 액세서리 이전에 신앙에 의한 행위라 생각합니다.

신자가 아니면 누가 성물을 몸에 지나고 다닐까요? 과연 사람들은 성물을 멋으로 생각하며 하고 다닐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만일 그런 분이 계신다면 속히 교회로 인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성물 제작과 판매에 대해선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장상윤(베드로)

sea2413@hanmail.com

언제나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아요’

묵주팔찌를 타인에게 보이기도 하고 내가 기도할 때 빼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데 팔에 휴대하는 것이 편합니다.

예뻐서 액세서리로 오해도 받겠지만, 예쁜 묵주를 바라볼 때 마음이 좋습니다. 차량에 예수님상과 성모상뿐만 아니라 사진을 놓기도 하는데 눈길 갈 때마다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함께 계셔주시기를 바라면서요. 언제 어느 때에 항상 함께 할 수 있어서, 굳이 액세서리 의미는 두 번째로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제순(안나·수원교구 팽성본당)

성물의 다양한 활용에 찬성합니다

성스러운 활용과 성스럽지 않은 사용의 기준이 무엇인지 오히려 궁금합니다. 성물이라고 해서 너무 경직된 태도로 대할 필요가 있을까요? 몸에 착용하든 차에 부착하든 바쁜 일상 중에 바라보며 잠시라도 주님을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이 올바른 활용인 것 같습니다. 성호경을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게 긋듯이, 성물 또한 신자임을 드러낼 수 있는 표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숨겨진 곳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야만 소중한 것은 아니지 않나요?

배다현(bdh1983@daum.net)

■ 반대합니다

성물은 부적이 아닙니다

성물을 액세서리처럼 달고 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성물은 준성사인 축복을 통해 영적 효력을 지니고 이를 표시하는 표징이 됩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은총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기도하는 우리의 정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성물 자체가 은총을 준다고 생각해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차량에 달고 다니기만 할 뿐 기도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또 단순히 가지고 있기만 한다고 재앙을 피할 수 있다거나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성물을 부적으로 여기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는 미신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기도하지 않는 성물은 이미 성물로서의 효력을 상실한 하나의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물을 그저 가지고 있지만 말고, 집을 나설 때나 운전대를 잡고 출발하기 전에, 약속 시간이 남아 누군가를 기다릴 때, 아주 잠깐만이라도 기도하며 하느님 은총을 청하면 어떨까요?

김미선(아녜스·마산교구 삼계본당)

멋 내기 위한 장식은 안돼

성물(聖物)은 한자로 풀이하면 ‘성스러운 물건’입니다. 그만큼 소중히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유명 연예인이 가톨릭 신자들이 흔히 쓰는 5단 묵주를 목에 걸고 나온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음에 걸려 괜히 주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꼭 아무렇게나 무분별하게 성물이 사용되도록 방관한 잘못으로 여겨졌습니다.

신앙인들 중에 멋을 내기 위해 성물을 이용하는 경우는 없을 줄 압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되구요. 성숙한 신앙인이 되길 희망합니다.

guess80@hanmail.net

묵주는 기도할 때 쓰는 도구

주위에 묵주팔찌를 하고 다니는 신자들이 많이 있다. 쉽게 손목에 차고 다니며 묵주기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간혹 화려하게 장식된 묵주팔찌를 자신을 치장하는 도구인양 손목에 차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언뜻 보기에 묵주인지 팔찌인지 구분이 되지도 않는다.

묵주는 기도의 도구이지 장식용 팔찌가 아니다. 지금 내 손목에 있는 묵주팔찌로 얼마만큼의 기도를 했는지 반성해 보자.

정 미카엘

■ 네티즌 생각

· 찬반의견을 떠나서 차량 대시보드 위에 올려진 물건들은 충돌 사고시 엄청난 흉기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eateun@nate.com)

· 인터넷에서 묵주를 샀었는데… 묵주알이 11개(?) 더라구요. 성물 업체를 제한 할 수는 없겠지만, 제대로 만들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iyojung@hanmail.net)

· 묵주 팔찌 많이들 차고 다니지만, 기도하는 모습 한번도 못 봤어요. ‘기도해야지~’ 생각만 하지 말고,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thirdspel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