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안셀름 그륀 신부 프란치스칸 영성 발표회 강연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4-09-02 수정일 2014-09-02 발행일 2014-09-07 제 291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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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치유받고 싶다면”
인간적 사랑-신적 사랑 ‘불가분 관계’
심리학만으로 내면의 상처 치유 못해
21세기는 영성의 시대라고 한다. 시대적 흐름을 반영이라도 하듯 서점가에는 심리학, 힐링 등을 주제로 한 책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정작 ‘진정한 마음의 치유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영적인 가뭄에 시달리는 한국인들에게 세계적인 영성가 안셀름 그륀(독일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 신부가 최근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을 선물했다.

‘사랑의 신비 안에서 이루어지는 마음의 치유-영성과 상담심리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제16차 프란치스칸 영성 학술 발표회에 참석한 그륀 신부는 27일 서울 정동 제일교회에서 강연을 했다. 주제는 ‘전인적 치유의 길-영성심리학적 관점’이었다.

그륀 신부는 “심리학은 정신적 문제와 억압된 본능조직체, 어린 시절에 입었던 상처들을 들추어낸다”며 “심리학 혼자서는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없고, 병자는 자신과 자신의 진면목을 예수님께 드러내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영적인 길에서 감정을 드러내고 우리의 길에 통합시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아도취는 쾌락적인 감정 안으로 도망치는 것이라며 경계했다.

그는 “한 사람으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과 하느님으로부터 그러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차츰 자아도취증으로부터 벗어난다”고 전했다.

사랑의 신비를 통한 치유를 강조한 그륀 신부는 “예수님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지니고 계시고, 인간적 사랑과 신적 사랑을 밀접하게 결합시켜놓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분리시켜 놓을 위험 속에 언제나 빠져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적 사랑과 신적 사랑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간적 사랑은 신적 사랑을 성장시킵니다. 역으로도 마찬가지에요. 신적 사랑은 인간적 사랑을 받쳐주죠. 우리는 결코 깨지지 않는 신적 사랑을 위해 나아가게 되고, 이러한 사실에서 우리는 다시 인간적인 사랑을 해나갈 수 있으며 즐길 수 있습니다.”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칸사상연구소에서 마련한 프란치스칸 영성 학술 발표회는 26~28일 삼일 간 진행됐다.

첫날에는 마음의 병과 심리적인 상처를 치유해주는 원천이 ‘사랑’이며, 그 사랑의 본질은 ‘신비’라는 전제 아래 ‘사랑의 신비’를 규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 안셀름 그륀 신부의 강연에 이어 셋째 날에는 심리 상담가 최성애 박사(HD행복연구소)의 발표를 통해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최근 연구되고 있는 뇌 과학 및 심장과학, 심리치료 등을 영성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클라라가 관상한 사랑의 신비’를 주제로 첫날 발표자로 나선 김찬선 신부(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는 “우리가 진정 자신을 사랑한다면 사랑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남이 자기를 사랑할 수 없게 하고, 남을 사랑할 수 없게 하는 자기만의 사랑은 허약하고 병적인 자기연민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