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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공동기획 -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36) 인터뷰 -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송영오 신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3-11-19 수정일 2013-11-19 발행일 2013-11-24 제 2871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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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본당사목, ‘가정’ 중심돼야”
‘가정사목’ 기본인식 낮은 현실
‘이혼’에 대한 편견·용어도 문제
선입견 대신 사목적 배려 위한
상담소·프로그램 마련 절실
송영오 신부는 “한국교회에서는 해체된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는 거의 없었다”며 이들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내외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목적 프로그램들이 적극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사목을 하는 특별한 사람들이 따로 있나요? 아닙니다. 대표적인 가정사목자는 바로 각 본당 신부이며, 각 본당의 모든 사목들이 가정을 중심으로 펼쳐져야 합니다. 신자들 또한 가정사목의 대상이자 주체입니다.”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송영오 신부는 “하지만 한국교회 안에서는 ‘가정사목’에 대한 기본의식조차 여전히 낮은 것이 현실”이라며 “가정사목과 관련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각 본당과 단체, 개인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송 신부는 “한국교회에서는 무너진 가정, 이른바 해체된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는 거의 없었다”며 “예를 들어 한국교회에서는 교황청 가정평의회의 권고 ‘이혼한 뒤 재혼한 사람들에 대한 사목’ 등도 올바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실태가 이어지게 된 데에는 한국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이혼 등에 대한 편견 뿐 아니라 교회 내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문제점도 크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예를 들어 송 신부는 교회 안에서 ‘이혼’에 대한 표현부터 올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혼인의 불가해소성에 따라 교회에서는 ‘이혼’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중대한 이유가 있을 때의 별거 혹은 근본적으로 혼인성사가 성립되지 못하는 무효장애 대상자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혼인이 무효가 되면 그 자녀들도 ‘무효’가 되는가?

송 신부는 “이혼자들에 대한 표현과 이들을 대하는 선입견 등을 바꿀 때 이들에 대한 사목도 올바로 시작될 수 있다”며 “이러한 바탕에서 이들의 내외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목적 프로그램들이 적극 제공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송 신부는 무엇보다 “교회 내에 아파하는 가정 구성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담소 등을 적극 마련, 이들이 교회를 찾아올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그들이 교회 안에 머무를 뿐 아니라 적극적인 돌봄 안에서 신앙을 회복하고 가정을 세울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주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한국교회의 가정사목은 각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돼야 합니다. 가정이 무너지지 않게 돌보려면 현대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넘어서 가정 공동체 생활이 이어질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복음화의 시작도 가정이며, 위기를 겪을 때 마지막 보루도 가정입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