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17) 프랑스 샤르트르의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

정수경(카타리나·인천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
입력일 2013-08-20 수정일 2013-08-20 발행일 2013-08-25 제 2859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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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건축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 인상적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세세한 표현 기법 살펴
독일 스테인드글라스 탐방 중 프랑스 샤르트르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Centre International du Vitrail à Chartres)에서 열리는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L’Art contemporain du vitrail en Allemagne)’ 전시를 볼 기회가 있었다. 요하네스 슈라이터, 요켐 푄스겐, 빌렘 뷰슐트,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독일에서 활동하는 28명의 작가들이 실제 건축에 설치했던 작품의 일부분을 제작하여 선보인 전시였다.

앞서 독일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을 소개하였는데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에서 5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 역시 이에 못지않은 역사와 규모를 자랑한다. 프랑스의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는 독일 스테인드글라스 탐방을 계획하기 한 해 전에 한 달간 프랑스 스테인드글라스 탐방을 하면서 이미 들러본 곳이었다. 2011년 당시 우리나라 김인중 신부님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어 무척 반갑고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는데, 한 해가 지나고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는 마치 필자의 탐방에 맞추기라도 한 듯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전시가 열리고 있어 현재 활동 중인 주요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들의 작품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었다.

1980년에 개관한 샤르트르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는 본래 중세 고딕 시기에는 와인 저장고로 쓰였던 곳이었다. 프랑스 고딕의 유명한 와인 저장고 중에 하나였던 이곳은 이후 프랑스 혁명기간에는 협상관, 군수품 상점으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1895년 영사기가 발명되면서 영화상영관으로 변모되어 뤼미에르 형제의 작품을 상영하기도 하였다. 이후 1974년 10월 5일 샤르트르의 시장이었던 마르셀 고자르(Marcel Gojard)는 문화부 장관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의 지휘 하에 이곳을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되었고, 건물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샤르트르 시에 귀속되었다.

와인 저장고로 쓰였던 지하 공간은 현재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의 기획전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현대 스테인드글라스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독일 리닉의 스테인드글라스 박물관이 자연광을 주로 이용한 전시공간이었던 것과는 달리 샤르트르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의 전시공간은 인공조명을 사용해야 하는 곳으로 스테인드글라스 전시에 있어 가장 난제이기도 한 조명문제가 심사숙고 되어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리닉과 샤르트르의 스테인드글라스 전시에서 관람객은 실제 건축에 설치된 상황에서는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스테인드글라스의 세세한 표현과 새로운 기법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슈라이터의 끊겨진 납선이 어떻게 처리된 것인지 또 부슐트의 작품에 금색이 사용되었고, 뤼파즈의 작품에 판유리와 달드베르가 함께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작품 속에 숨어있던 비밀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를 깊이 들여다보고 다각도로 촬영을 하며 3시간이 넘도록 전시장을 떠나지 못하게 했던 샤르트르에서의 전시는 필자에게 너무도 매력적인 전시로 기억에 남아있다.

(참고사이트 : http://www.centre-vitrail.org/fr/accueil,43.html)

2012년 프랑스 샤르트르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에서 열렸던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전시회 광경.

정수경(카타리나·인천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