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지금은 이주민·다문화 시대 - 대구가대 다문화교육원 유혜숙 교수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3-04-24 수정일 2013-04-24 발행일 2013-04-28 제 2843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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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베풀 대상이 아닌 사회 참 구성원으로 수용”
유혜숙 교수
“다문화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모색하고, 인간 존엄성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나와

너’의 다름을 수용하면서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도모하도록 이끄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홍철) 다문화교육원(원장 김명현 신부) 전담 교수로 재직 중인 유혜숙(안나) 교수는 10여 년간의 이탈리아 유학 생활을 통해 ‘외국인’으로 살았던 경험을 녹여 국내의 ‘이주’와 ‘다문화’ 현상을 연구하고 성찰하는 요즘 시간이 새롭다.

윤리신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다문화를 연구·교육하면서 “21세기 교회가 서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한 유 교수는 교육원 강의를 통해 “다문화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강의평가 조사 결과와 설문조사 분결과 등을 살펴보면서 다문화사회와 가족에 대해 가지는 수강자들의 생각이 강의 후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교육’이 관건인 듯 합니다.”

유 교수는 “이제는 한국사회에 이주해 오는 이주 노동자 ·결혼이주민·새터민·유학생·망명자들을 그저 단순하게, 우리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물질적인 존재들이 아니라 존엄한 인격을 지닌 한 사람의 소중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인식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이주민 대상 사목에 있어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들을 사회복지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우리사회의 온전한 한 구성원으로 여겼으면 좋겠다는 것.

특히 소공동체는 지역에 함께 사는 신자들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장이라는 면에서 교회 구성원들이 ‘이주민’들을 사회복지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인 ‘시민’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신을 보였다. 학위 논문 주제가 ‘소공동체’였던 만큼 유 교수는 ‘소공동체’ 측면에서도 이주민에게 다가서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성경 말씀과 교회 가르침,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을 ‘이주’와 ‘다문화’라는 관점에서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다는 유 교수는 “우리 모두가 이주민을 ‘우리 안의 그들’이 아니라 ‘우리 안의 우리’로 받아들이는 날이 조속히 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