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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미술인을 찾아서] 미래가 기대되는 새내기 이콘작가 최유리씨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3-01-29 수정일 2013-01-29 발행일 2013-02-03 제 2831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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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고 따뜻한 작품하도록 최선 다할 터
이콘 그리며 좀 더 주님께 다가가고 싶어
성모영보.
최유리씨

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제 힘이 아니겠죠.”

이콘작가 최유리(율리안나·32)씨는 지난 연말 처음으로 전시를 열고 데뷔한 새내기 작가다. 그동안은 보지 못했던 아기자기한 이콘들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작은 기도’라는 제목으로 인천가대 대학원 그리스도미술학과 이콘 전공 동문인 오승민 수사(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와 함께한 최씨는 아직도 첫 전시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전시 소식을 듣고 멀리서 찾아오신 분들도 계셨어요. 부족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관심 가져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콘을 좋아하는 마음 느낄 수 있어요. 덕분에 제가 해야 할 몫을 분명히 알게 됐어요.”

최씨가 이콘 작가로서 길을 걷게 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학부 시절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에서 발간하는 디다케와 초등부 주일학교 교재 삽화 작업에 참여하면서 교회와 인연을 맺었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쉽게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이콘’을 알게 됐다. 그리고 바로 이콘의 매력에 매료됐다.

“터치감 없이 그림을 그리는 이콘이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다행히 디자인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비슷한 작업을 했었기 때문에 다가가기가 어렵지도 않았고요.”

이콘과 관계된 모든 게 신기하고 즐거웠다. 작업이 잘 풀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었지만 그는 그 자체를 즐겼다. 이콘이라는 작품은 작가가 아닌 하느님이 그리는 그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다미아노 공방에 가서 체험을 하고 오기도 했다.

올해 대학원 논문학기를 남기고 있는 최씨는 ‘성상파괴 전후의 판토크라토르 도상 변천 연구’를 주제로 논문과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본격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이콘을 알리는 도구가 되고 싶다는 그에게 인터뷰 말미에 작가로서 꿈을 물었다.

“커다란 꿈이 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해요. 보시는 분들이 편하고 따뜻한 작품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콘을 그리면서 조금 더 하느님께 다가가고 싶어요.”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