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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육 현장을 찾아] 27 부산 대양공고

전대섭 기자
입력일 2012-04-03 수정일 2012-04-03 발행일 1996-11-03 제 2026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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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인적 자원의 “보고”
졸업생 100%취업… 인성교육도 철저
2년수업ㆍ1년실습(2ㆍ1체제)시범학교
부산 대양공업고등학교(교장=임봉규)는 국내 가톨릭 교회재단 산하에서는 유일하게 기술교육전문 중등교육 기관이다.

속칭 「공고」(工高)에 대한 선입견은 대양공업고등학교 정문을 들어서면서 바로 사라진다. 문현동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대양공고는 도심속의 공원이라 할 만큼 잘 가꾸어진 연못, 정원에 우뚝 솟은 성 요셉상, 교정을 둘러싼 상지동산과 우거진 숲이 삭막한 도시 생활인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준다.

대양공고는 전자과와 전자통신과 등 2개과에 주ㆍ야간부 합해 재학생은 모두」2천 3백여명.

대양공고는 국내 유수기업들로부터 「우수 자원의 보고(寶庫)」로 불리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사례 한가지. 지난해 현대전자가 뽑은 고졸 신입사원 3백명 가운데 70명이 대양공고 출신이다. 전국 수백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선발과정에서 이곳 출신만 무려 23%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경우 6백명 선발 대상자 중 대양공고 출신은 80명이 뽑혔다. 이 역시 13%가 넘는 수치다.

남상해(아마돌)교감은 『주간부의 경우 매년 졸업 대상자 6백여명 가운데 진학 희망자 120여명을 빼고 해마다 4백80명 정도가 취업하고 있다』고 말한다. 졸업생의 거의 100%가 취업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대양공고는 94년 전국 20개교를 대상으로 한 「공고 2.1체제」 부산 시범학교로 선정돼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2.1체제」란 우수 기능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2년간 학교에서 공부하고, 3학년 1년간은 기업체에서 전문기술 교육과 현장실습 교육을 통해 첨단기술을 습득하고 장래직업을 선택하도록 하는 교육제도다.

이러한 성과는 최신식 실습기자재를 활용한 기술교육의 도움이 크다. 교육부와 재단의 지원으로 구비한 DATA 통신 실습실, CAD실습실(전자회로 전문제작 P-CAD Ver7ㆍ0교육), 멀티미디어 교육실, 프로그래밍 실습실, 기초실습실 등을 활용해 이론과 실습이 겸비된 기술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재학중에 전자기기 및 전자계산기, 무선설비, 정보처리, 정보기계설비 기능사 2급 자격증을 98% 취득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 하다.

「참되고 건강한 일꾼이 되자」는 교훈아래 대양공고는 사실상 기술교육 기관으로서는 시도하기 힘든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어 귀감이 된다.

매년 입학 및 졸업미사를 봉헌하고 성모의 밤 행사를 치루며, 예비자 교리반을 통해 해마다 40~50여명의 영세자가 태어난다.

1인 1취미활동을 장려, 교내에 각자의 취미에 따라 형성된 소그룹이 60여개에 이른다. 관현악부와 현악부가 결성돼 있는 것도 공고로서는 매우 드문 사례다.

또 한권의 책을 1개 학급분량을 일괄 구입해 학생들의 독서교육에 활용한다. 독후감을 쓰도록 하고 이를 발표할 시간도 가진다. 동문이나 지역 인사들을 초청, 강연회를 수시로 열기도 한다.

『기업체에서 저희 학교 출신자들을 선호하는데는 이런 예절 및 인성교육의 이유도 있다고 봅니다』

임봉규 교장은 『공업고등학교는 유능한 산업역군을 양성하는 것이 최대의 교육목표』라고 강조하고 『한때 사회에서 문제가 된 것은 졸업만 시키면 된다는 일부 학교의 안이한 태도와 사회의 지나친 선입견이 빚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대양공고 동문으로 현재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이기석(마태오)씨는 『대기업체 취업자의 연봉이 1500만원 정도 된다』면서 『형편상 대학교육이 어렵거나 기술교육에 뜻이 있는 젊은이라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공돌이」 「공순이」로 비하시키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시선부터 고쳐져야 한다고 덧붙인다.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는 대양공업고등학교는 그동안 2만여명의 동문들을 배출했으며 , 유판수 부산 MBC 이사, 임영도 동아대 교수(전자공학박사), 강정호 경상전문대 교수, 한전연구소 우희곤 박사 등 다수의 동문들이 사회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2부 교감 백상락(그레고리오)씨는 『교회 산하교육기관으로 전국 유일한 공업교육 기관이라는 사실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교회의 관심이 좀 더 폭넓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