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명말청초 중국에서의 서양선교사 활동 4

서양자 수녀ㆍ한국 순교복자수녀회
입력일 2012-03-27 수정일 2012-03-27 발행일 1996-09-01 제 2018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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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친스크 조약 체결의 주역
리치 신부 세계지도 보급에 앞장
페르비스트 신부는 소포(小砲) 3백50문 대형 대포 1백20문 신위포(神威砲) 2백40문을 주조하였으며 북경 교외 노구교(蘆溝橋)에서 시험 발사하였는데 성능이 매우 좋아 강희제가 대단히 기뻐했다고 한다. 페르비스트 신부의 대포 주조로 삼번의 난을 진압할 수 있었다. 강희제는 삼번의 난을 진압한 후에도 계속 대포를 주조하게 하였다.

외교 활동

명나라 말기부터 청나라 초기에 걸쳐 있었던 중국 내란을 틈타서 러시아는 차츰 남하하여 아시아 동부지역 흑룡강(黑龍江) 상류지대에 그 모습을 나타내어 네르친스크와 알바진 (중국명 야크사)등지에 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알바진은 흑룡강 북쪽 연안에 위치한 곳으로 수상 교역의 중심지이기도 하였다. 이 곳을 점령한 러시아군은 제멋대로 살인과 약탈을 자행하였다. 1685년 알바진을 둘러싸고 청나라와 러시아 사이에 처음으로 전투가 시작되었으며 1685년 5월 러시아 사령관 토르푸친은 백기를 들고 항복하였다. 청은 1685년 그리말디(閔明我)신부를 모스크바에 보내어 교섭을 하게 하였다.

1686년 러시아는 알바진을 또 공격하여 청나라에서는 서양대포를 이용, 맹렬한 폭격으로 그들의 진지를 강타하자 러시아군은 막대한 손해를 입었으며 사령관 토프푸친은 전사하였다. 이때도 페르비스트 신부가 주조한 대포가 한몫을 하였다. 러시아 황제는 강화교섭으로 국경선을 책정하자는 국서를 보내왔다. 이 강화교섭은 네르친스크에서 열기로 되어 있었으며 네르친스크 조약을 맺는데 언어가 문제였다.

당시 구라파에서는 라틴문이 통용되었으며 러시아의 문화가 높지 못하여 러시아 궁중에 라틴문을 알고 있는 사람이 단지 4명뿐이었다 한다. 러시아인은 중국어를 모르고 중국인은 러시아어를 알지 못하였다.

1676년 러시아의 사절 스파타르 밀레스쿠가 라틴어로 된 위임장을 휴대하고 와서 페르비스트 신부를 협상의 통역으로 삼은 일이 있었다. 강희제는 라틴어를 알고 있는 사람이 서양 선교사 밖에 없으므로 페레이라(徐日升)신부와 제르비용(張誠)신부를 네르친스크 조약을 맺는데 통역 겸 고문으로 파견하였다.

청정부는 네르친스크 조약이 국경선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약이니 만큼 참가인원도 대규모 였다. 네르친스크에 집결된 군인이 약 1만7천명이나 되고 노복이 3천여 명, 낙타가 4천여 두, 말이 1만5천여 두나 되었다고 한다.

제1차 회의는 라틴어로 하고 제2차 회의는 몽고어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중국 관리들은 서양 선교사들이 외국인이므로 신임을 하지 않았으며 2차 회의 때는 선교사 2명을 아예 참가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페레이라 신부와 제르비용 신부는 네르친스크에 다녀와서 일기를 적어 출판하였다. 제르비용 신부의 일기에 의하면 러시아인들이 서양 선교사들에 대하여 호의를 보이면서도 중국에서 대포 주조와 주조기술을 중국인들에게 가르친데 대하여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네르친스크를 가려면 고비사막을 횡단해야 되는데 양식도 떨어지고 물도 없어서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하였다고 한다. 네르친스크 조약은 중국이 만족할 만큼 잘 이루어졌으며 조약 정문(正文)은 라틴어로 기초하고 부본(副本)은 만주어와 러시아어 몽고어로 작성되었다. 강희제는 협상 결과에 대하여 매우 만족해하며 두 신부를 접견한 자리에서 공로를 높이 치하하였다 한다.

페르비스트 신부는 러시아인들이 개척해 놓은 시베리아 통로를 예수회 선교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러시아인들과 접촉을 하였다. 중국으로 파견되는 예수회 선교사들이 시베리아를 횡단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갔었으나 러시아인들은 중국에서 대포를 주조하였다 하여 통행을 거절하였다.

지도 제작

마태오 리치 신부는 세계지도를 최초로 중국에 전하였다. 중국인들은 중국이 세계의 중앙에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5대주가 있고 지구가 둥글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리치 신부는 만국전도(方國全圖)를 만역제(万曆帝)에게 진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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