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톨릭교육 현장을 찾아] 19 부산 지산고

신정식 기자
입력일 2012-02-27 수정일 2012-02-27 발행일 1996-01-14 제 1986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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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돌「젊은 사학」… “힘찬 도약” 기대
인성 함양 위한「만남의 시간」”독특”
시청각실 액정비디오ㆍ어학실 등 첨단설비 자랑
지난 90년 3월 개교한 후 지난해 2월 제3회 졸업생을 배출한 부산 지산(智山) 고등학교(교장= 이규성, 교목= 김평겸 신부)의 특징은「젊음」이란 한마디로 표현된다. 젊음이란 모든 가능성을 바라보며 전력 질주할 수 있고, 그래서 하얀 백지 위에 명문사학으로서의 화려한 학교사를 수놓을 꿈에 부어 있는 것이다.

다행히 지산고의「출발」은 명문의 기초를 다지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으레 신설학교에 자식을 보내는 것이 불안한 것은 대다수 학부형의 공통된 심정인데 학교재단이 가톨릭교회임을 알고서는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개교 초기 모의고사 성적이 1~2 등을 차지해 학부모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기까지 한 것이다.

오륜대 입구 구월산 자락을 휘감고 자리한 지산고는 비좁은 땅 부산에서 어느 고등학교도 갖기 힘든 훌륭한 자연경관과 조용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또한 부산 가톨릭대학과 지산전문대, 베네딕도 피정의 집, 오륜대 한국 순교자 기념관 등을 앞뒤로 하고 있어 가톨릭 교육의 요람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산고가 자랑하는 것은 신설학교이니만큼 모든 시설과 기자재의 확충에 있다. 방송기자재 확충과 함께 전 교실에 TV모니터를 시청각실에는 액정 비디오를 설치하고 최신 설비의 어학실습실과 컴퓨터실을 별도로 갖추었다.

1학년은 의무적으로 이 두 과정을 매주 2시간씩 이수하게 함으로써 전국 규모의 외국어 경시 대회에서 우수상을 독차지 하고 있다.

첨단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컴퓨터 교육이 이뤄지고 이 분야에서 앞서가는 학생을 양산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그래서 지산고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기초과정부터 전문과정에 이르기까지 컴퓨터교육을 별도로 실시하고 각자의 교육활동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규성 교장은 교사들의 컴퓨터 운용능력 배양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는데『96 학년도부터는 수기로 작성한 보고서는 결재를 않을 방침』 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교사들 스스로 질적 향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연구수업, 공개수업 등으로 학습방법을 개선하고 있는 지산고는 불과 3회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서울대 26명, 연고대 26명, 지역명문 부산대 1백69명 등 매년 졸업생의 약 80%가 적성에 맞춰 대학엘 진학했다. 물론 1, 2 년생들도 학업성취도평가나 모의고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생활과 인성지도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만남의 시간」은 지산고 만이 갖는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아침에 방영되는 만남의 시간은 동료 학생부터 교직원, 학부모, 이웃 주민 등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문학 예술 인생 삶 꿈 철학 등을 듣는 시간이다. 학생들 스스로 기획 촬영 편집 방영하는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삶의 지혜와 소박한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

이 밖에도 연간 주요 행사로 3학년의 일체감 조성을 위한 수련회, 전교생 야영 수련활동, 등산대회, 독서 발표회, 시 낭송회, 「감사의 밤」행사, 지산 솔뫼제(예술제)등이 있어 학생들의 인성 함양은 물론 소질 적성 취미 신장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산고가 가톨릭 재단임을 실감하는 때는 신입생 환영미사 때이다. 부산 가톨릭대학 성당에서 전교생이 참례한 가운데 봉헌되는 이 미사에서 그레고리안 성가가 불려지기 때문인데 1천4백여 명이 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종교적인 심성에 젖어드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되는 종교교육을 통해 지금까지 1백 명이 넘는 영세자를 배출했다.

「진리 사랑 지혜」를 교훈으로「지성과 인격을 갖춘 유능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지산고등학교는 오늘도「보다 깊이 생각하고, 보다 올바르게 판단하며, 보다 스스로 행동하는 사람」이란「학생상」구현을 위해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하나되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