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민족화해학교 제2단계 지상중계 8

입력일 2012-02-13 수정일 2012-02-13 발행일 1997-06-01 제 205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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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질화 실체와 극복 방안 모색-종교와 문화 - 조광 고려대학교 교수

동질적인 민족문화에 뿌리 50년 단절 불구 언어 등 공통 요소 많아 북한 종교정책에 새로운 양상 드러나

분단은 50년이 경과했고 이 기간동안 남북한 상호간의 접촉이나 교류는 극히 제한됐다. 남한은 다양한 근현대문화를 수용했고 북한은 사회주의를 수용, 주체사상을 확립시켜 나갔다. 따라서 남북한의 문화는 적지 않은 괴리현상이 일어났다.

종교에 있어서 남한과는 달리 북한은 종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지속시켰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공식 이념인 주체사상에서 종교 정책에도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사고와 주체사상

이질성과 동질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과정, 즉 그 사회의 시공간에 대한 분석을 요한다. 한반도는 남북으로 공간적 분열상태로 이질적인 문화 요소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남북한은 2천년의 공동체적 체험을 갖고 있어 이는 50년간의 시간적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 시각을 갖게 한다.

문화적 이질성의 극복을 낙관하게 하는 것은 남북의 문화정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남한은 문화정책의 기조로 민족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표방해 왔고 북한도 민족문화에 자기 문화의 기반을 둔다.

남북한 이질화 과정을 문화적 측면에서 검토할 때는 그 사회의 지도적 이념을 우선 주목하게 된다. 북한 사회의 지배 이념은 주체사상이다.

북한은 주체사상 교양의 원리에 따라 교육이 진행되며 사회주의적 민족문화 건설을 주창한다. 문화예술정책, 종교도 주체사상을 근거로 한다.

남한의 다양한 사고와 북한의 전일적인 주체사상 간의 괴리가 심화되어 갔다. 남북은 2천년 이상을 함께 한 역사공동체 일원으로 50년간의 단절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요소가 이질적 요소를 월등히 능가한다. 문화는 더욱 그러하다. 동질성의 근거는 우선 언어이다. 남북한의 언어는 일부 어휘나 특정 단어의 개념상 차이가 있어도 거의 동일하다.

▲민족문화 거대한 자산 공유

또한 남북한은 동질적인 민족문화에 뿌리를 둔다. 민족문화의 거대한 자산을 공유하고 있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들을 함께 체험해 왔다. 특히 다양한 종교사상은 역사 과정을 통해 민족문화의 주요한 일부를 이루어 왔다. 이 종교사상은 남북한 신자들을 하나로 엮는 데 긍정적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남북 신앙인들은 통일만 아니라 종교와 신앙을 논하고 종교 안에서 하나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남북 이질화 실체와 극복 방안 모색-경제생활 - 고일동 한국개발연구원

경제 격차로 이질성 심화 상호 교류 확대 등 경제력 차이 극복 시급,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가 우선돼야

경제적 측면에서 현재 남북한간의 이질성 정도는 과거 어느 분단 국가보다 심화된 상태이다. 그 원인은 분단 당시 남북한의 조건과 상황, 남북한간 체제 경쟁 형태, 최근 심화되고 있는 경제력 격차이다.

첫째, 남북한은 분단 이후 서로 다른 목표와 방향 하에서 산업화가 추진되었고 또한 시장경제나 또는 시민 사회에 대한 공동의 경험이 없이 단지 식민지 상황이 종식되면서 분단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이질화의 범위는 더욱 확대됐다.

둘째, 체제 경쟁의 형태에서도 독일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보였고 이로 인해 상호간의 이질성은 더욱 심화됐다. 독일의 다소 개방된 경쟁과는 달리 남북한은 극도의 냉전논리 하에서 상호간 관계는 단절된 채 정치, 군사적 대립에 치중하는 폐쇄된 경쟁만을 지속했다.

경제적 이질성의 정도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그 원인은 심화되고 있는 경제력 격차에서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외형적 측면보다 남북한 주민간 의식의 이질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력 격차 더욱 심각

80년대 정치적 민주화와 함께 경제의 개방화 및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의 경제 운용방식이 변화됨으로써 국민들의 경제 의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수반됐다. 하지만 북한은 변화된 환경에의 적응에 실패해 심각한 경제난과 체제의 붕괴 위기에 직면해 퇴행적인 과정을 겪고 있다.

경제적으로 심화된 이질성의 극복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북한 식량난이 시급한 과제이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경제 개발을 통해 경제력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적 이질성 극복은 강자, 남한의 주도적 노력이 아니고서는 상황의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현단계에서 이질성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상호 교류와 접촉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남의 주도적 노력 절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첫째 대북정책에 대한 우리의 시각 변화이다.

체제경쟁이 사실상 끝난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통일 이후의 한민족 전체의 생존과 발전 가능성이다.

둘째 대북정책 수단의 다원화가 필요하다. 남북한간 제기되는 정치적 사안에 다른 정책을 연계하지 않고 개별 사안에 대해 각각의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대북관계의 확대에 따라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참여 범위도 확대된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이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 및 민간 단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