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밥을 나누자 사랑을 나누자] 북 돕기 옥수수 보내기 이모저모

입력일 2012-02-10 수정일 2012-02-10 발행일 1997-05-25 제 2054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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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한인 땀 배인 성금

동아건설 리비아 대수로공사 현장에 위치한 부레가 공소(지도=손무진 신부) 신자들도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녘 형제를 돕기 위한 옥수수보내기운동에 동참했다.

대수로공사 현장에 콘크리트 대형 수관을 이용, 공소로 사용하고 있는 부레가 공소 신자들은 13일 휴가차 귀국한 공소회장 고명암(요셉·50세)씨를 통해 북한 동포들을 위한 옥수수 성금 2백 불을 민화위에 전달했다.

비록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서 어렵게 신앙 생활을 하고 있지만 매 사순절마다 불우한 이웃을 위한 몫으로 성금을 모아 온 이들 공소 신자들은 『북녘 형제들의 굶주림 소식을 가톨릭신문을 통해 들었다』며 『비록 적은 성금이지만 북녘 형제들에게 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가락동본당 2달간 죽 장사

서울대교구 가락동본당(주임=최선웅 신부) 청년회는 5월과 6월, 2개월 동안 매 주일미사 후 옥수수 죽과 감자 등을 판매, 그 이익금을 북녘형제돕기 옥수수 성금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따라서 청년회(회장=김택동, 지도=김기웅 신부)는 5월 11일 매 미사 후마다 성당 마당에서 옥수수 죽을 판매한 것을 비롯 18일에는 감자를 판매, 북한 동포들이 겪는 식량난의 어려움을 체험토록 하고 성금도 모금했다.

청년들의 자발적인 의견과 노력으로 이번 북녘형제돕기 모금 및 체험나누기운동을 시작한 가락동본당 청년회는 앞으로 6월 말까지 이 운동을 계속 전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년회 장경주(안나) 부회장은 『옥수수 죽과 감자도 없어 굶주리고 있다는 북한의 식량난을 알리고 옥수수보내기운동에 보다 많은 신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생선은 보낼 수 없나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신자 모임인 베드로회(회장=김병국, 지도=구본영 신부) 회원들도 북녘 형제들의 배고픔에 동참하는 뜻으로 70만 원의 옥수수보내기 성금을 민화위에 전달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내에 점포를 갖고 있는 점포주 또는 고용원을 비롯 관련 종사자 3백5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베드로회는 『비록 하루 벌어 살아가는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는 회원들도 많지만 보다 어려운 북한 동포들의 배고픔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주일미사 헌금 전액을 기탁해 왔다.

한편 베드로회 회원들은 『직접 전할 수만 있다면 생선이라도 전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하루 속히 북녘 형제들의 배고픔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자금 1천만 원 쾌척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의류 도매업을 하는 신동순(마리아·43세)씨가 민화위에 북한동포돕기 성금으로 1천만 원을 쾌척, 훈훈한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당초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 익명으로 북한동포돕기 성금을 기탁했었던 서울대교구 신당동본당(주임=오태순 신부) 신동순씨는 『굶주리는 동포를 도와야 한다는 오태순 신부님의 가슴에 맺힌 얘기를 듣고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1년 전부터 부어 오다 최근에 탄 계돈을 민화위에 전달했다.

특히 신동순씨는 매년 남편도 모르게 1천만 원씩의 곗돈을 부어 불우한 이웃을 위해 해마다 사용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돈을 넣기 위해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줄였다는 신동순씨는 『우리가 보내 주는 이러한 정성들이 사상이나 이념의 구애없이 같은 동포로서 서로 사랑을 나누는 기회로 이용되길 바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광주 「죽 먹기」시민 호응 높아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황양주 신부)는 5월 9일 오전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옥수수 죽 먹기 체험 행사」를 광주 가톨릭센터 정문에서 개최했다. 「5월 나눔의 정신을 북녘 동포에게…」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광주 정의평화위원회 전경진(요한) 간사는 『이번 행사에 시민들의 호응도가 좋아 앞으로 이런 행사를 계속해서 펼쳐 나갈 계획이다』고 밝히면서 『시민단체와 연대해 북녘동포돕기운동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행사 수익금 70만 원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 전달했다.

◆본당 및 단체 활동 종합-서울 1백20개 본당 참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최창무 주교)가 「한 주 한 끼 굶어 북녘 형제를 돕자」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옥수수보내기운동에 서울대교구에서만 1백20개 본당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5월 16일 현재 민화위 집계에 따르면 성금을 보내 온 본당 수가 1백20개에 달하고 있으며 성금을 모금해 놓고 아직 보내지 못한 본당을 합치면 거의 모든 본당에서 북녘동포돕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교구 직장 단위 참여 줄 이어

지방 교구에서도 이날 현재 30여 개 본당에서 성금을 보내 온 상황이며 교구별 모금을 추진하고 있는 춘천교구와 수원교구, 청주교구, 원주교구 등을 합칠 경우 현재 수백 개 본당이 모금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이번 북녘형제돕기 옥수수보내기운동에는 본당 차원은 물론 각 사도직 단체와 신우회, 직장, 모임 등 단체별 참가도 두드러지고 있으며 신자 비신자를 초월, 아사상태에 빠져 있는 북녘 형제들을 돕자는 사랑이 물밀듯이 밀려 들고 있다.

◆서초동, 본당 예산으로 기탁

특히 서울 서초동본당(주임=곽성민 신부)의 경우 본당 차원에서는 가장 많은 성금인 6천7백34만여 원의 북녘형제돕기 성금을 민화위에 전달해 왔으며 신당동본당(주임=오태순 신부)이 3천7백40만 원, 명동본당(주임=장덕필 신부)이 3천4백21만여 원, 반포본당(주임=안경렬 신부)이 2천1백79만여 원을 보내 오는 정성을 보여 주었다. 서초동본당이 이처럼 많은 성금을 기탁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지금 당장 북한 동포들이 아사상태에 빠져 있는데 언제 2차 헌금을 통해 모금하느냐』는 본당 신부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샤프 이관진 회장 1백 톤

본당 단위의 성금 모금과 함께 민화위에는 현재 개인별, 단체별 성금이 계속 접수되고 있으며 한국 평협 상임고문인 이관진 한국샤프 회장은 북녘 형제들을 위한 옥수수 1백 톤을 개인적으로 회사, 평소의 나눔정신을 또 한 번 실천해 보이기도 했다.

◆복지시설 장애인·노인들도

특히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는 도움을 받아야 할 이웃들도 굶주림에 처한 북한 동포를 돕자는 사랑의 행렬에 동참했는데 그 중에는 외국인 근로자 등도 포함돼 있었으며 복지시설의 노인들과 장애인들도 포함돼 있었다.

장애인 학교인 안산의 명혜학교 학생들과 결손 가정 어린이들의 보금자리인 부천 원미동 나눔의 집 어린이들, 고령의 들꽃마을에서 봉사하는 봉사자, 성가정 입양원의 봉사자들도 용돈을 쪼개 북녘 형제들과 한 끼 음식 나누기를 희망해 왔다.

◆익명의 신자 2천만 원 선뜻

한 익명의 신자는 최근 민화위 사무실을 찾아와 이름도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봉투를 꺼내 놓으며 「두 장인데 배고픔에 시달리는 북녘 동포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는 말만 남기고 돌아가 한 담당자가 봉투를 열어 보니 2천만 원짜리 수표 두 장이 들어 있어 크게 놀란 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브라질 한인 신자들도

또한 이번 옥수수보내기운동에는 브라질 한인본당 신자들과 리비아 대수로공사 현장인 부레가 공소 신자들도 비록 많은 성금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희생과 노고를 담은 정성을 이국만리에서 보내오기도 했다.

◆“미사 후 간식은 북 어린이에게”

서울 종로본당의 주일학교 학생들은 주일학교 미사 후 먹는 간식을 북녘 형제들에게 전해 달라며 사양하는 사랑을 보여 주었다.

특히 북녘 형제들을 돕자는 이 같은 사랑과 희생이 신자들을 통해 직장 등으로 파급되면서 비신자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날 정도였으며 동양종합금융을 비롯 한성중고등학교 등은 직장 내 신자들의 요청으로 직장 차원의 북녘동포돕기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