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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밥상머리 교육] ME로 기도가정 일군 김수산나·박형진씨 가족 (하)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1-08-23 수정일 2011-08-23 발행일 2011-08-28 제 2760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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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기도 통해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
자녀들과 속 깊은 대화 나누는 장
순수한 그들 신앙에 부모도 변화
가정에서의 신앙 전수 실천 모범
가족들이 지난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후 본당 성모상 앞에서 함께 기도를 바치고 있다.
ME 주말을 통해 체감한 사랑의 의미는 부부 관계뿐 아니라 자녀들과의 관계에 더욱 큰 희망을 불어넣었다.

우선 김수산나·박형진씨 가정에서 보인 가장 큰 변화는 가정기도 모습이다. 가족들과의 진정한 소통은 정기적으로 봉헌하는 저녁 가정기도 시간에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저녁기도 시간, 각자 자유기도 중에 하느님께 오늘 하루의 삶을 설명하고, 말과 행동에 대해 반성도 한다. 아들 세웅(아우구스티노·14)군도, 딸 비주(힐라리아·11)양도 하느님께는 각자의 생각에 대해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이렇게 하느님께 속내를 다 털어놓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가족들끼리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소통의 장이 됐다. 가끔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느님께 기대어 풀어내기도 한다. 평소 얼굴을 마주 보고 했으면 부모는 여지없이 큰 소리로 야단을 치거나, 자녀들은 입을 다물었을 대화 등도 편안하게 이어진다. 모든 일과를 충분히 묵상하고 기도로 봉헌하니 가족들끼리 감정싸움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서로에게 하기 어려운 말도 없어졌다. 게다가 가정기도를 통해 너무나 깊고 순수한 아이들의 신앙을 체감하며 부모들이 도리어 신심을 고양하는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딸 비주양은 “평소 엄마, 아빠의 생각은 일부러 여쭤보기 힘들었는데, 가족 각자가 하루 동안 어떤 모습으로 지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해 기도시간이 더욱 기쁘다”며 “가족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신 부모님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특히 부부는 “미사 때에만 ‘내 탓이오’를 하고, 돌아서서 남 탓을 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성찰하고 기도한다”고 강조한다.

이 가정에선 학업을 위해 신앙은 저만치 밀쳐두는 일은 없다. 부부도 자녀들이 본당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며 하느님과 친해지는 것에 더욱 무게중심을 둔다. 세웅군과 비주양도 의무감으로 주일에만 비죽이 성당에 얼굴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자발적으로 기쁘게 성당을 찾는다. 나아가 튼튼한 신앙을 디딤돌로 학업도 교우관계도 모두 모범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실제 삶에서 보여주고 있어 주변의 칭찬도 자자하다.

“같은 신앙 안에서 같은 가치관을 가질 수 있고, 같은 울타리 안에서 하나되는 가정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신앙은 내 자신이 먼저 바뀌니 주변과 세상도 달라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아울러 부부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 안에서의 신앙 전수”라며 “자녀들을 올바로 키우기 위해서는 입으로만 감사하다고 말하고 어려움이 있으면 외면하는 이른바 ‘고무줄 신앙’을 경계하고, 부모들이 먼저 최소한의 교리상식부터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