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성좌의 소리] 73. 성요한 의료봉사회 회원들에게 하신 말씀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5-22 제 135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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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연적인 사랑으로 헌신”
과학 발달해도 고통은 상존
4백년 동안 봉사ㆍ희생의 사명감 다져와
한 알의 씨앗이 거대한 나무로 성장-내적 치유에도 영적도움 주도록
아픈 이들 평안ㆍ삶의 의미에 의문 가져-진료는 위로의 사명도 포함
다음은 지난해 12월 17일 추기경 홀에서 제61차 연례 총회에 참석한 천주의 성 요한 의료 봉사 수도회 회원들에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강론한 것이다.

그리스도안에 사랑하을 형제 여러분.

총회의 중요한 시점에 여러분들은 교황인 나를 만나서 여러분의 교회에 대한 충심과 헌신을 확고하게 표현하고 여러분의 영성 생활에 격려가 될 말을 듣고자 합니다. 나는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과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여러분들의 동지들에게 나의 존경 어린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교회 내에서 천주의 성 요한 의료 봉사 수도회가 해 나가는 일에도 역시 감사드립니 다.

모든 수녀ㆍ수도회의 총회는 수도회 각자 고유한 구조에 따라 영성 생활을 발전시켜 온 것 을 포괄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먼저 새로운 정신적인 열렬함을 유발할 수 있고 각 수도회의 고유한 이상에 더욱 결정적으로 봉헌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뜻에서 항상 커다란 중요성을 갖게 됩니다.

총회는 과거를 묵상하고 현실을 숙고하며 계획은 미래를 위하여 세우는 뜻에서도 중요한 뜻을 갖습니다.

모든 수도회 총회는 하느님의 진실한 은총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선을 위해 결정해야 하는 상급자들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회원 각 개인에 대한 책임도 필연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것이 천주의 성 요한 의료 봉사 수도회 여러분에 대한 나의 절실한 기원입니다.

천주의 성요한 의료 봉사 수도회는 4백여 년 동안 초자연적 사랑과 총체적인 헌신으로 아픈 이들을 돌보아 왔습니다. 1550년 3월8일 천주의 요한 성인이 지상의 삶을 「그라나다」에서 마쳤을 때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그와 함께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불행하게도 비천한 자들과 빈자들에게 무관심 했던 당시에는 필요한 일이었으며, 창시자가 심은 조그마한 씨앗은 많은 열매를 거뒀습니다. 많은 역사적 사건과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제 여러분의 수도회는 1백16명의 사제들이 활동하고 있는 1천7백21개의 지회와 1백91개의 집을 지니게 됐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되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여러분께도 감사와 축복을 드립니다.

아픈 사람들을 용기와 사랑으로 돌보는 여러분들의 일에 함께 즐거워하면서 나는 여러분들이 이상을 보존 해가며 의료 행위를 증진시켜 나가고 보다 예민하고 인간적인 의술을 베풀어 나가도록 권고하는 바입니다. 여러분들은 성소를 전제로 한 위대한 사명을 받았습니다.

과학의 진보와 사회의 발달에도 고통은 남아 있으며 질병과 육체적 고통과 불행은 남아 있습니다. 때때로 아픈 사람들은 사람으로서 대우받지 못합니다. 이들을 보살피는 것이 직업적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아픈 이들을 하느님의 피조물로, 그리스도 안의 한 형제로 대하기를 요청받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상처받으시고 찢어진 옷을 입은 채 가시관을 쓰셨을 때 빌라도가 군중에게 『이 사람을 보라..』고 한 말을 여러분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병원이나 약국이나 진료소에서 아픔으로 괴로워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을 보면 『그리스도를 보라』하고 말하십시오.

매일, 그리고 일생 동안 아픈 사람들의 곁에서 지낸다는 것은 어려운 사명입니다. 그러 나 그것은 사람들이 고통과 생명의 원인에 대해 의문을 갖지만 평안도 삶의 의미도 찾지 못한 채 대부분 실망에 빠지고 말기 때문에 위로하는 사명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존재에 이해, 환자들과 사랑에 의해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을 형성하고 새로운 지평선을 여십시오. 환자들에게만이 아니라 의사ㆍ병원 직원들에게까지 영성적인 도움을 주십시오. 천주의 요한 성인을 따라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항상 함께 하시 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천주의 성 요한 의료 봉사 수도회에 많은 성소자가 올 것을 기원합니다. 여러분들 이 고통 받는 인류를 위한 봉사를 하듯이 젊은 대학생들이 그들의 능력과 삶을 봉헌할 수 있도록 하느님이 이끌어 주시기 바라는 바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아픈 사람들과 환자들에게 모범이 되고 진정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여러분들은 근본적으로 개인 기도와 전례ㆍ기도ㆍ묵상ㆍ이해와 영혼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서 그리스도와 열정적인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내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리까르도 팜퓨리를 소개하면서 말을 맺을까 합니다.

그는 공손하고 예민하고 동정심이 많은 사람으로 의사로서의 책임을 수행하는 데 영웅적이었습니다.

그가 여동생에게 쓴 편지는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나는 하느님에 대해 더 깊고 완벽한 신뢰를 갖게 된다.』고 시작됐습니다.

팜퓨리는 1930년5월1일「밀라노」에서 33세로 죽기 얼마 전에 그의 가족들에게 『나는 항상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하려고 했으므로 만족스러우며 행복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그러한 기쁨을 가지기 바랍니다.

성탄절의 기쁨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빌면서 특히 성모마리아의 특별한 보우하심이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