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억겁의 어둠을 밝히며 - 사진작가 석동일 씨 동굴탐험기] 10. 천년기념물 제206호 백룡굴

입력일 2011-05-17 수정일 2011-05-17 발행일 1983-05-08 제 1354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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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장벽으로 철저히 경관 보존
내부로 갈수록 각종 종유형성물체 가득
영월댐 공사로 곧 물에 잠긴다는 소식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회 부락위 3백m 남한강 상류 강압 절벽상에 위치한 종유동굴(천연기념물 제2백60호)은 주굴의 길이 7백80m 총연장1.2km로 국내에선 관음굴에 못지 않는 최고 최대의 경관일 뿐 아니라 동굴 내외의 천연적인 지리적 장벽에 의해 철저하게 경관이 보존되고 있는 학굴적 가치가 매우 큰 동굴이다.

백룡굴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1976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관내의 문희 부락에 거주하는 정화춘씨와 정몽룡씨 등 4부자의 탐험으로 비롯되었으며 발견되자마자 즉각적인 당국의 보존 관리와 최무장 교수에 의한 고고학적 연구, 남궁준 연구, 가시마나루히꼬 교수의 동굴 광물학적 연구, 서무송 교수의 동굴 퇴적물 및 동굴 계통의 조사와 배석규 문화재 전문위원의 지형 지질학적 연구와 병행된 동굴 측량이 이루어짐으로써 다방면에 걸친 연구가 타동굴에 비해 보다 알차게 이루어진 후 학술적으로 영구히 비공개로 보존하기로 한 동굴이다.

한편 배룡굴名에 있어서도 백운 산하의 석굴에서 백룡이 비천하였다는 전설에서 연유하여 임진왜란 당시 난민들이 구축한 것으로 보이는 온돌이 입구 바로 안쪽에 자리잡고 있어 난세의 피난처였음을 역력히 엿 볼수 있는데 최악의 교통 사정에도 불구하고 영동으로 문명과 등지고 대자연을 벗 삼아오기 수세대 이곳에 정착하여 생을 영위하고 있으니 그들 나름대로의 길지(吉地)인 것이다.

백룡굴을 배태한 석회암은 고생대 하부의「올도비스」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조선계 대석회담통에 속하는 막동 석회암층이다. 이 암석은 비교적 용해성이 높은 석회암으로 그 분포 면적이 광대하여 동굴 발달에 우수한 자연적 여건을 부여하고 있으며 동서로 4km의 폭과 7백m 이상 두께의 석회암 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주굴(속칭A굴)은 대체로 동남향으로 약 5백m 제1지굴(속칭D굴)이 동향으로 약50m, 제2지굴(속칭B굴)이 동북향으로 약2백m, 제3지굴(속칭C굴)이 서남에서 동서로 굽은 C자형으로 약3백50m등 총1천2백m에 이르며 내부에 들어감에 따라 영롱한 현수상 종유석 석주 석회화폭, 절묘한 석회화 단구 곡석류와 수많은 종유 형성 물체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제1지구는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옛 유적지(구들장이 놓여 있음)콜지나 동굴 바닥에는 낙엽층 점토층이 보이나 대체로 건습의 차이가 심하다. 동굴 벽과 천정에 관박쥐ㆍ꼽 등이ㆍ나방이ㆍ모기류 등 생물이 많이 보이나 순수한 동굴 생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2지구는 낙반 광장에서부터 림풀의 발달이 왕성하고 습도 있는 유기 토양분이 산재하고 있어 백룡굴에선 동굴 생물이 가장 풍부하다. 제3지구인 속칭 개구멍에 이르러 사람 머리가 겨우 빠질 정도되는 구멍을 기어서 통과하고 나면 제4지구부터 본동굴 중 종유석군의 발달이 가장 우수한 부분으로 속칭 수호신이라 일컬어지는 투구 쓴 무사 형석순 방패 광장 일대의 특징적인 방패 형종 유석군, 수려한 석순 석주열 속칭 만리장성이라 일컬어지는 천정부의 파선상의 절묘한 현수상 종유석 등의 발달이 왕성하나 동굴생물은 별로 발견하기 어렵고 폭풍 광장이라 일컫는 제5지구는 주굴막 장부까지의 광장으로 쇠뜨기형 코브라형의 기형석순 천정부의 현수상종 유석순, 하층부의 청아한 림풀, 기형석주 등의 다양하고 정교한 동굴 퇴적물이 빽빽하게 발달 하여 감히 발을 디딜곳 조차 없는 동굴 박물관과 같은 중요하고 탁월한 존재이나 그동안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운 인사들에 의해 끊임없이 관광 개발이 진행됨으로써 나의 가슴을 태웠으나 얼마 전에 강원도로 부터 영월댐을 건설하게 되어 몇 년후엔 물에 잠겨 버린다는 비보를 접하게 되어 문화재를 중요하지 않는 국토개발 정책이 원망스럽기에 앞서서 오직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계속>

■그동안 필자의 대만 순회전 관계로 본란이 잠시 쉬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애독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