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한국 교회 2백주년 기념 동화] 8. 하늘과 땅의 합창

황 사라
입력일 2011-05-17 수정일 2011-05-17 발행일 1983-05-01 제 135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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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다지양의 귀에는 두 천사가 번갈아 가면서 다음 노래를 부르는 것이 들려왔어요.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는 이를

동방에서 일으키셨으니(이사야서)

땅 끝에 사는 사람들이

임의 손길 보고 놀라며

해 뜨는 데서 일으키신 노래 소리

해지는 곳에 메아리칩니다.(시편)

가브리엘 천사는 아셨어요. 하느님은 물론이지만요. 그로부터 이백 여년 후 이 나라의 아들(사제)들이 온 세계의 지붕 위에 복음의 깃발을 드높이 펼치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러니까 미국의 워싱톤, 뉴욕을 비롯하여 미네아플리스, 볼티모어, 로스엔젤레스, 하와이주의 호놀룰루 등의 삼십 여개 대도시에, 그리고 서독의 베를린에, 에센의 함부르크 등에 신부님 한분의 참으로 많은 본당을 맡아서 가시게 되리라는 것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리레스에, 오스트리아의 잘쯔부르크에, 이탈이라의 로마에, 프랑스의 빠리에, 카나다 온테리아주의 런던에, 벤쿠우버에에드던턴에 캘가리에, 터론토에, 파라과이의 아순시온에 필리핀의 마닐라에, 일본의 여러 도시에도 한분의 신부님이 많은 본당을 관할(교포 사목)하게 되리라는 것을 하느님은 알고 계셧어요. 천사도 아셨어요.

그 다음은 라파엘 천사가 노래를 불렀어요.

하느님 이 땅을 찾아오시어

밭이랑에 물대시고 흙덩이 주무리시어

움트는 새싹에 복을 내리시리라.

풀밭마다 양떼로 덮이고

골짜기마다 밀 곡식이 깔리니

노래 소리 드높이 모두들 흥겨우리라.

다시금 가브리엘 천사가 노래를 하였어요.

메마른 땅과 사막아, 기뻐하여라.

황무지야, 내 기쁨을 꽃피워라.

아네모네처럼 활짝 피워라.

기뻐 뛰며 환성을 울려라.

황무지도 레바논의 영광으로 빛나고

가르멜과 샤론처럼 아름다워져

사람들이 야훼의 영광을 보리라.

우리 하느님의 영광을 보리라.(이사야서)

하느님은 알고 계셨어요. 천사들도 아셨어요. 그 어느 먼 훗날 여의도 대 광장에서 조선교구 설정 그 우렁찬 노래 소리를 말이지요.

그리고 이 나라의 방방곡곡에 봄 동산의 꽃무더기처럼 많아질 이 나라의 본당들을, 수도원을, 교회 설립의 학교들을, 그리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해 줄 사회복지 기관들을, 병원들을, 그리고 또 그리고 ?숱한 교회 연구소와 박물관과 출판사와 참 많은 신심 단체들을?.

교회 지붕을 울리는 데도 총질의 위험을 받아야만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아프리카의 뉴기니아에, 더러는 식인종을 사이에까지 이 나라의 사제가, 선교사들이 기쁜 마음으로 복음을 전파하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어요.

그리고 서울과 부산이 하룻길인 고속도로, 참 많은 공장들, 높은 빌딩들, 진초록 빛 논과 밭들을?, 각종의 세계 대회 때마다 곧잘 최우승기를 들고 돌아오는 이 나라의 아들과 딸들을?

따라서, 이 나라의 하늘 위에 메아리치게 될 천사들의 노래 소리!

하느님 손수 파 놓으신

물길에서 물이 넘치게 하시어

오곡길 주시며

당신 수레 지나는 데마다

기름 철철 넘치네.

우리 아들들은 햇순처럼 자라나고

딸들은 모퉁이의 네 기둥?

땅 끝에 사는 사람들이

당신의 손길을 보고 놀라도다.

야훼들 하느님으로 모시는 이 백성

아아, 복스러워라, 참으로 복스러워라.

(시편에서)

황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