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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2백주년을 생각한다] 25. 기념회의를 향한 제언 - 여성사도직의 제문제 3

양한모·크리스찬사상연구소장
입력일 2011-05-09 수정일 2011-05-09 발행일 1981-09-13 제 1271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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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제기 1
교회 내에도 성차별-남존여비사상 짙어
예수는 여성을 온전한 인간으로 회복시켰으나 제자들은 탈피못해
여성지위 향상될때 사도직 수행 쉬워져
교회는 여성직 또는 여자를 접하기를 싫어했는가. 이 문제에 대하여 어느쪽이든 기록을 들쳐내기란 매우 힘든일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훨씬 복잡한 것 같다. 더우기 여성은 말이 없었고 다만 우리는 남성의 말만을 통해서 알 수 밖에 없기에 말이다.

예수는 여자들을 당신 제자들의 일당속에 끌어들이고 여자들과 더불어 친구가 되셨다. 그리하여 예수는 극심한 성차별의 굴레에서 여자를 해방시키며 온전한 인간으로 회복시켰다. 그것이 곧 여성에게는 복음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의 제자들은 여자는 출생부터 무덤까지 남자와 같은 인간 대우를 받지 못했던 오랜 전통속에서 살아온 풍습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바오로도 남존여비의 사상에서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이고 여자의 머리는 남자이다』(꼬린또 11ㆍ3)『남자는 하느님의 모습과 영광을 지니고 있으나 여자는 남자의 영광을 지니고 있을뿐 이다』(同 7절)『남자로부터 여자가 창조되었고 그것은 남자을 위해서이다』(同 8~9절)라고 말하며 『여자는 머리를 가리라』(7절)고 까지 말하고 있다. 한편 바오로는 이와 정반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다』(갈릴레아ㆍ328)라고 남녀평등 사상을 전개하기도 했다.

교부시대에서도 성차별이 뚜렷햇고 여성기피와 여성혐오를 나타내 교회 내에서 일반화 했던것 같다. 중세기도 역시 성모마리아 공경과 동정녀 숭배를 하면서도 여성에 대한 비하는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현대에 와서도 교회 내의 남녀차별은 여전하여 교회의 공식직무는 남자들만의 일이며 여자들은 섬기고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는 교회현장 제 8장에서 『그리스도와 교회 신비 안에서의 천주의 모친-복되신 동정마리아』를 다루는데 있어서 마리아를 교회의 신비 전체 안에 위치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 제8장은 하느님의 계획안에서의 여성에게 고유한 소명에 의거하지 않았다. 이 공의회 문서에서는 너무 마리아가 그녀 자신에 한하여 언급되어 있지, 모든 여성과의 연대성에 입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마리아가 처녀이고 어머니였다는 것으로 말미암아 그 원형이라고 할 교회의 신비에 충당된 문서인만큼 더욱 유감임 수 밖에 없다. 사실 성모 마리아 신학을 갖고 있고 또 성모공경의 마리아 신심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가톨릭 교회가 여자들에 관해선 부정적이라는 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요한 23세는 회칙 『지상의 평화』에서 『모든 이들이 주지하는 바와 같이 여성들의 공적 생활에의 진출이다. 이러한 현상은 그리스도교적 문명국들에게 있어서는 보다더 급속히 나타나며 다른 전통들의 상속을 받고 다른 분명들을 지닌 민족들에게 있어서는 보다 서서히 그러나 광범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성들이 인간적 존엄성을 더욱 의식하면 영혼없는 사물이나 도구처럼 취급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고 도리어 가정 및 공생활에 있어서 인격자로서 대우 받기를 요구할 것이다』라고 (32)때의 표지로서 선언했다.

또한 1967년 10월 로마에서 개최 되었던 세계신도대회는 여성문제에 대해서 강렬한 결의를 선언하였다.

그것은『사회활동 문화활동의 면에서 교회 안에서 여성에게도 적합한 지위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또 많은 나라에서 이미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남녀동권의 실현을 볼 수있게 된 사실을 확인하고, 제3차 신도사도직 세계대회는 이제 가톨릭교회 안에서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모은 권리 모든 핵임이 주어질 것을 간절히 염원하다. 더욱더 다음의 몇 항목의 실현을 요구한다. 첫째, 유능한 여성이 교황청 주최의 모든 회의에 정식 참가할 수 있을 것. 둘째, 유능한 여성이 교회법 개정문제 특히 여성관련 사항의 개정에 고문격으로서 채용될 수 있을 것.

이 두 사항을 요구하는 것은 여성의 그리스도예의 봉사에 최대한의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기 위해서이다』라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예수회 신부 등 76명이 1975년 『남녀의 완전평등』을 선언하는 등 우리 가톨릭 교회에도 여성의 지휘향상과 해방의 물결이 서서히 밀려오고 있는 것을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여성에 대한 기대는 첫째, 여성은 동업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계의 혈통을 잇는 남아 출산의 도구이며 둘째, 가사노동은 여자만이 전담하여야 하며 셋째, 여성을 육아전담자로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의 의식구조의 개혁과 더불어 제도의 개혁이 촉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한국의 많은 그리도인-성직자이건 또 수도자이건 그리고 남녀신도이건 간에 그들의 의식 또는 무의식을 지배하는 교회의 전통적 여성관은 여자에 비해 남자는 본래 우월한 위치와 지배적이 위치에 있으며 그것이 곧 하느님의 창조질서라고 보는 것이다.

많은 교회 구성원들이 여성해방이라는 문제에는 거의 무관심하다. 사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남성은 물론이 려니와 여성을 자체가 여성의 지위향상이라든가 여성해방에 대한 운동을 꿈에도 생각 않고 있는 것 같다. 혹 엘리르인 여성신도가 개인적으로 홀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수형하는 여성사도직은 무엇보다도 여성도 남자가 가진만큼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 여자와 남자가 똑같이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사회구조로부터 여성해방을 추진하는 것이 긴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한다.

우리 교회에는 교구마다 여성연합회가 있고 또 전국적 차원에서 한국 가톨릭 여성언합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조직체가 실제로 70여만명의 여성신도에 뿌리박은 하부조직이 있는것 같지 않고 더우기 교회내외의 여성 지위향상을 위한 가톨릭적 운동이나 여성해방을 위한 사회운동은 전혀 하지않고 있을뿐 아니라 연구조차 않고 있는것 같다.

여성은 남성에게 완전히 존속되던 존재일 수 밖에 없었던 조선왕조 시기에 우리의 초기교회는 신앙생활 활동을 통해서 여성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최초로 여성 인격존중을 깨닫게 하여 여권신장의 제기마련하였던 것이다. 한국 교회사에 나타나는 여성신도들은 신앙안에서 여성사도직을 통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조선교구 설정 이후 제도적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초기 여성신도들의 그러한 사도직 활동은 퇴조해갔다. 물론 박해로 인한 시대적 상황이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현대를 사는, 특히 교회 창립 2백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마당에 앞으로의 여성 사도직의 연합체는 우선 운동으로써 여성신도의 성장과 인권회복을 이루고 지위향상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며 나아가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성숙한 신앙과 신학을 위해서 노력하고 한국 교회의 구조적 쇄신을 위해 전진하여야 할 것이다.

여성 사도직으로 지배-복종이라는 성차별적 도식을 타파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여성해방은 사실 곧 남성의 해방이라는 것을 성직자이든 수도자이든 신도이든 간에 남자들은 깨달아야 한다.

이것으로 1년 4개월 동안「한국교회 2백주년을 생각한다」는 제목하에 연재해온 것을 끝마치게 됐읍니다. 오랫동안 이난을 읽어주신 가톨릭 신문 애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바입니다.

양한모·크리스찬사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