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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압록강 - 초대 주한교황사절 방 주교의 최후] 7. 자유 되찾은 선교사들

입력일 2011-05-03 수정일 2011-05-03 발행일 1981-02-22 제 124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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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주교 후임에 자유 찾은 퀸란 몬시뇰
생환한 목자들 다시 한국땅에
부스 신부와 퀸란 몬시뇰 그리고 그밖의 몇몇 사람들은 그같은 혹독한 수개년월간의 시련을 견디어내 살아 남았으며 마침내는 자유를 되찾게 되었다.

퀸란 몬시뇰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방 주교의 뒤를 이어 새로운 교황사절 주교가 됐다.

부스 신부 또한 남한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번에는 서울근교의 한 본당 신부로 부임했다. 아마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기가 그토록 심한 고통과 아픔을 당한 곳으로 다시 돌아가길 원치 않았으리라. 그런면에서 보면 선교사들은 분명히 폄범한 인간이 아니다.

『그들은 선량한 사람들입니다. 나쁜것은 그들의 공산주의 지배자들입니다. 저는 체포돼 그토록 혹독한 겨울을 보낸 이듬해 봄의 어느날을 잊을 수 없읍니다. 코요스 신부와 저는 좁은 길을 따라 걷고 있었읍니다. 그당시 우리들은 몹씨 지쳐 있었읍니다. 그때 별안간 한 중년의 한국여인이 우리곁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읍니다. 그녀는 가난한 농부의 아내였읍니다』

『그 여인은 곧바로 우리에게 다가와 아무런 말 한마디도 없이 신문지에 싼 조그마한 뭉치를 하나씩 건네 주었읍니다. 그리고는 다시 가까운 들판을 가로질러 급히 자기집으로 돌아갔읍니다. 우리는 그 뜻밖의 꾸러미를 얼른 펴보았읍니다. 그속에는 날계란이 하나씩 들어 있었읍니다. 우리는 급히 그 계란 껍질에 구멍을내고 그토록 맛있는 계란을 홀짝 들이 마셨읍니다. 이 세상의 어떤 계란맛도 그때의 그맛보다 좋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때 계란을 주신 그 여인을 축복해 주시길 빕니다. 우리는 그 여인을 다시는 만나지 못했읍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