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신과 태양의 나라 멕시코 - 진교훈 교수 남미 순례기] 10 .마야 도시『욱쓰 말』

진교훈 교수ㆍ중앙대 철학과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7-22 제 116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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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대부분 아직 원시림속에
7ㆍ8ㆍ11세기등 3차에 걸쳐 이룩된 도시
마야인은 한곳서 52년 이상 살지않아
「메리다」市에 온 후 첫 주일날 수사님들과 인근 성당에 가서 미사참례를 했다. 이곳 원주민들은 키가 작고 새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멀리서보면 꼽추나 난장이 비슷해 보인다. 유순하고 친절하다. 그러나 마야인들의 정통후예라는 자부심이 강해서 그들 자신을 멕시코 사람들이라고 부르지 않고、반드시「유까탄」사람들(유까테까)이라고 부른다. 원래 인디안과 퉁그스 族은 같은 종족이긴 하지만、그들의 피부색깔은 우리나라 농어촌사람들과 피부색깔과 비슷하다. 눈매도 비슷하며 머리 색깔은 검다 못해 푸른빛이 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에 뽀마드나찌꾸 같은 기름을 바른 사람들이 많다. 이것이 내게는 조금 섬찍하게 느껴지면서 묘한 異質感을 불러 일으킨다. 아마도 내가 머리카락은 올 하나하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는것을 보기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한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다가 얼굴에는 개기름 비슷한 것이 흐르는 사람들이어서 마치 우리나라 盛魚期에 부둣가 술집의 늙은 작부를 보는 기분이 든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지만、여기도 성당에 열심히 다기는 분들은 노인과 부녀자들이 대부분이고、그나마 부자는 보이지 않는다. 이 성당은 부유층이사는 구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도 그렇다.

주일날에만 문을 여는 대성당의 내부를 구경하고서는 일찌감치 여행산에 갔으나 직원이 나오지를 않아 근처의 호텔로 비에 갔다. 멕시코 특산 커피한잔을 마시고 있으려니 헌칠한 신사 한사람이 내 앞자리에 앉는다. 수작이 오고가고 곧 친해졌다. 직함이 멕시코 복쪽에는「몬테게」공과대학교 총장(학장)이라고 한다. 나중에 나의 사진사가 됐다.

여행사직원이 늦게 나타난다. 손님이적다고해서 분수에 넘는「링컨콘티넬탈」이라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욱쓰말」이라는 고대마야의 도시로 갔다.

여기는「메리다」로부터 갔다

여지는「메리다」로부터 77km. 이도시의 대부분이 아직도 원시림 속에 파묻혀있다. 도착하자 우리는 우선「푸른 궁전」이라 불리우는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여기는 일급호텔만 5개나 있다. 시설이 아주 좋다. 특히 수영풀이 좋다.

대뜸 물속에 들어가서 수영부터 했다. 점심식사가 아주 푸짐하다. 뷔페스타일인데、바비큐도 있고 특히 유카탄특식 이라고 하는 닭고기요리가 일품이다. 양고기 요리도 맛좋고 여러가지 과일 칵테일로 된 後食도좋다. 잘 먹어주니까 급사장이 아주 좋아한다.

서로가 싱글벙글.

점심을 먹고나서 우리는 유적지를 4시간정도 둘러 보았다. 천편일률적인 여행자의 설명에 싫증이 나서 슬쩍 빠져나와 개인행동을 취했다.

「마술사의집」「수녀원」「遊技場」「통치자의 궁전」등 여러 가지 이름 붙은 궁전을 보았다. 드디어 推氣 가발도해서 60km높이의 마술사의 집에 올라갔다. 햇볕은 이글거리고 마술사의 집이라는 50도경사의「피라미드」은 화로처럼 뜨거웠지만 발하나 넓이밖에 안 되는 디딤돌을 따라 기어 올라갔다. 마술사가 사람의 피를 흘려 제사지내는 제단에 이르자 나는 두손을 높이쳐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마술의 흉내

를냈다

이것을 밑에서 쳐다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를 친다. 내려 올 때는 다행히 쇠로된 밧줄이 있어서 쉽게 내려왔지만 손이 저리고 아파왔다. 문득 나는 줄타기 곡예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렴 求道者란 원래 줄타는 사람과 같은걸.

이 「욱쓰말」은 7세기와8세기 그리고 1007년、세번에 걸쳐서 이룩된 도시라고 전해지는데、- 욱쓰말이라는 이地名은 마야 언어로 세 번 이라는 뜻-、최근 고고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5번이상이나 지었다가 부수어 버린 것 같다고 한다.

마야인들은 52년을 하나의 세대주기로 본다. 그래서 마야인들은 한곳에서 52년 이상 살지 않는다. 도시가 생긴지 52년이 되거나 통치자가 죽으면 성곽을 파괴하고 이동한다. 어떤 경우에는 전원이 자살하는 수도 있는 것 같다.

(※마야문명이 지구상에서 소멸한 이유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저녁이 되어 호텔에 돌아왔다. 나는 호텔을 싫어한다. 오늘날 어디서나 호텔이란 한마디로 개성이 없기 때문에. 그러나 여기 호텔의 로비나 식당은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밤9시부터 90분 동안「통치자와 궁전」이라는 곳에서「빛과소리」라는 특별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五色照明과 음향으로 마야예술을 재현하려는 듯、대단히 성공적이다. 달은 교교히 비추고 선들바람이 분다. 斷腸의 아픔을 느낀다. 눈물이 난다..

(계속)

진교훈 교수ㆍ중앙대 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