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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선교 현장을 가다] 몽골 지목구장 웬체슬라오 파딜랴 주교 인터뷰

임양미 기자
입력일 2009-07-15 수정일 2009-07-15 발행일 2009-07-19 제 2657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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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지목구장 웬체슬라오 파딜랴 주교
“여러분의 정성이 희망입니다”

“몽골인들은 정말 가난합니다. 1·2차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특별한 주력 산업 없는 거품 경제가 일고 있습니다. 시골의 유목민들이 대책 없이 도시로 모여들고 있지만, 먹고 살 것이 없습니다. 이들은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고 교회의 물건을 훔치기도 합니다. 후원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몽골 지목구장 웬체슬라오 S. 파딜랴((Wenceslao S. Padilla) 주교는 현재 후원 없이는 유지·성장이 불가능한 몽골 교회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1992년 몽골에 첫 발을 내디딘 세 명의 선교사 가운데 한 명인 파딜랴 주교는 그러나 지난 17년간 몽골 신자들이 보여준 신앙에 희망을 걸었다.

“처음엔 하느님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650명이 넘는 몽골인들이 신앙을 갖고 살아갑니다. 이들이 몽골 교회의 반석입니다.”

파딜랴 주교는 몽골 신자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신자 재교육과 현지인 사제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냉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렵사리 하느님을 받아들인 이들의 신앙을 지켜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영성적인 면에서 신자들을 이끌어주기 위해선 현지인 사제 양성이 가장 절실하다고 생각해 신학생을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지금 한국에는 몽골인 신학생 엥해가 대전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또 예비 신학생 2명이 한국어를 배우며 신학교 입학을 준비 중이다. 몽골 항올본당 산자도 신부가 되기 위해 곧 한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가톨릭학교 설립 계획이 있습니다. 그 학교를 꾸려나가기 위해선 몽골 현지인 사제가 절실합니다. 몽골에는 고유의 문화와 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10년 후 사제가 돼 돌아올 이들에게 많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파딜랴 주교는 가톨릭학교 설립과 몽골 현지인 사제 양성을 위한 한국 신자들의 후원을 당부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선교사들이 몽골에 하느님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한 달 봉헌금이 10만 투그릭에 불과한 몽골에 가톨릭학교를 세운다는 것은 어쩌면 꿈같은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도움이 있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도움이 몽골 교회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임양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