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아듀 바오로 해!]〈1〉 되돌아보는 바오로 해Ⅰ(국내)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09-06-03 수정일 2009-06-03 발행일 2009-06-07 제 2651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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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생애 묵상하며 복음화 다짐
각 교구 지정 성당·성지서 전대사 미사 봉헌
본당·수도회도 성경 쓰기·선교 활동 등 전개
뮤지컬·출판 등 삶 조명 위한 문화사업 다채
바오로 해를 맞아 전국 각 교구·본당은 사도 바오로의 선교열정을 따르기 위한 다양한 복음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열린 선교파견예식에서 수원교구 안양대리구장 한상호 신부와 비산동 본당 신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교황청이 선포한 바오로해 특별 전대사 교령에 따라 전국 각 교구도 전대사 규정을 발표해 신자들을 위한 사목적 도움에 나섰다. 사진은 수리산 서지에서 봉헌된 전대사 특별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의 모습.
사도 바오로의 영성·생애를 다룬 문화행사·서적 등도 큰 인기를 얻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제주교구를 시작으로 전국 6개 도시에서 공연돼 관객 2만 명을 돌파한 뮤지컬 '이마고 데이'.
# 기획을 시작하며

사도 바오로가 그리스도와 만난 사건은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러 가는 다마스쿠스 ‘여정’에서 일어났다. 그리스도를 깨달은 사도 바오로가 자신의 사명에 충실하기 위한 것도 전도 ‘여정’을 통해서였다.

가톨릭신문은 ‘바오로의 해’(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 2008년 6월 28일~2009년 6월 29일)가 폐막되는 6월을 맞아 사도 바오로와 함께 했던 한 해의 ‘여정’을 돌아본다.

이번 기획은 그동안 열렸던 ▲바오로의 해 국내외 기념행사 종합과 ▲바오로 해의 성과와 한계 등은 물론 ▲바오로 영성이 뿌리내릴 수 있게 하는 방안까지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 해 동안 찾은 사도 바오로의 다양한 면모들이 제삼천년기를 향해 가는 한국 교회의 ‘여정’에 바른 지침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원한다.

바오로의 해를 맞아 한국 교회에는 바오로의 해를 기념하는 여러 행사들이 줄을 이었다. 교구와 본당, 수도회는 물론 학술, 영성,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도 바오로의 영성을 이어가기 위한 시도들이 이뤄졌다.

바오로의 해를 맞아 각 교구에서 지정한 성지에서 전대사를 수여받을 수 있었으며 사도 바오로와 관계되는 서적과 동영상들도 출간됐다.

▧ 바오로의 해 맞아 전대사 수여

바오로의 해를 지내며 가장 많은 신자들이 참여한 것은 전대사를 받기 위한 지정성지 순례와 신심미사 봉헌이었다.

교황청 내사원이 지난해 5월 10일 교령을 발표, 바오로의 해 동안 전 세계 신자들이 특별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한국에서도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교구는 교구 차원의 전대사 규정을 발표, 신자들을 위한 사목적 도움에 나섰다.

실제로 수원교구 신자들은 지난해 7월 29일 수리산성지를 비롯한 정자동·조원동 주교좌 성당, 대리구좌 성당 등 27곳에서 봉헌된 성 바오로 사도의 신심미사에 대거 참석, 전대사 은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 각 교구·본당·수도회 다양한 시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와 각 교구, 본당도 ‘바오로 해’를 맞아 신자들과 다양한 노력을 함께 했다.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위원장 최덕기 주교)는 지난해 9월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바오로 선교의 한국적 적용’을 주제로 바오로의 해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신약성경을 통해 바오로의 선교를 살펴보고 바오로 선교를 한국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들이 논의됐다.

교구 차원으로는 ‘바오로의 해’를 맞아 각 대리구별로 활발하게 움직인 수원교구가 대표적이다. 수원교구 평택대리구와 용인대리구는 ‘바오로 해 실천지침’을 발표하고 성경필사와 선교운동 등을 전개했고, 이어 성남대리구도 실천지침을 발표해 바오로 영성을 담은 다양한 활동을 대리구민들과 함께했다.

전주교구도 지난해 8월 13일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가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을 맞은 이 특별한 시기에 신자들의 신앙적 선익을 위해 교구에서는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바오로 해를 통한 기념행사들을 시작했다.

전주교구의 바오로 해 특별 프로그램은 ▲교구장 순회 특별 강연 ▲성경 쓰기 ▲성경 암송대회 등으로 이뤄졌으며 특히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17일부터 12월 12일까지 열린 교구장 순회 특별 강연은 교구장 이병호 주교가 교구 내 10곳 성당을 방문하며 강의하고 지역 사제단과 함께 합동미사도 봉헌했다.

광주대교구는 현재 특별희년 ‘사도 바오로 해 기념 편지·독후감 쓰기’를 열고 있다. 주일학교 어린이와 청소년은 사도 바오로에게 편지 쓰기, 청년과 일반인은 바오로서간을 읽고 독후감 쓰기로 진행된다.

바오로 사도의 생애와 선교열정을 교구민들에게 강의 형태로 준비한 교구도 있다. 안동교구는 올 3월 ‘바오로 선교학교’를 열고 교구민들에게 바오로 사도의 선교 열정을 일깨웠으며, 청주교구도 ‘사도 바오로의 영성과 선교 강좌’를 통해 바오로의 생애와 영성에 대해 교구민들에게 강의했다.

각 교구의 본당들은 바오로에 관한 성경 쓰기와 성경 암송대회는 물론 골든벨 대회, 릴레이 성체조배, 선교활동, 바오로 사도를 위한 9일 기도, 특별전시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바오로를 기억했다.

사도 바오로가 세 번에 걸쳐 떠났던 전도여행의 발걸음을 따라 직접 성지순례에 나서기도 했다.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등 바오로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을 따라 교구 혹은 각 본당, 기관·단체 수많은 신자들은 사도의 생애를 찾고 영성을 체험했다.

이밖에도 인천교구 바다의 별 수련원은 바오로 해 특별 기념 캠프를 열었고, 수원교구 가톨릭청소년문화원은 청년 성지순례를 준비하는 등 청소년·청년들과 함께 사도 바오로의 삶과 신앙을 나누는 시간들도 마련됐다.

▧ 문화를 통한 바오로 사도 느끼기

올 한해 바오로 사도를 기념했던 가장 큰 문화행사로는 창작뮤지컬 ‘이마고 데이’(Imago Dei)를 꼽을 수 있다.

‘이마고 데이’는 라틴어로 ‘하느님의 모상’이란 뜻. 제주교구 연동본당 주임 현요한 신부와 연출가 지성구(치릴로)씨가 힘을 합쳐 만든 작품이다. 그리스도를 반대하던 사도 바오로가 다마스쿠스로 가는 도중 하느님을 만난 뒤 복음을 전파하다 죽음을 맞는 내용의 ‘이마고 데이’. 이 뮤지컬은 지난해 10월 제주교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평 꽃동네, 서울 등 6개 도시 93회 공연을 통해 1만9200명을 동원했고, 서울 앙코르 공연에서 100회 공연, 관객 2만 명을 돌파했다.

순회공연 후 이탈리아 로마 바오로 대성당에 헌정된 ‘이마고 데이’는 한국교회 문화사목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어 수원교구 복음화국 산하 뮤지컬팀 앗숨도미네의 ‘바오로의 회상’ 등 바오로를 조명하는 뮤지컬들이 올려졌다.

사도 바오로의 영성과 생애를 담은 책들도 쏟아졌다. 바오로 해를 맞아 마련된 이 책들은 전대사를 위한 기도서는 물론 사도의 삶을 면면히 들여다보는 여러 형태로 출간됐다.

윤호병 교수(추계예술대학)는 ‘사도 바오로의 편지를 읽는 밤’이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출간했고, 김민수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는 ‘아홉 성자의 선교 이야기’를 출간해 바오로부터 최양업 신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선교 성자 9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밖에도 ‘바오로와 함께 하는 회개를 위한 성시간’ ‘말씀의 선포자 사도 바오로를 따라서’ ‘9일기도와 전대사 은총’ ‘사랑의 사도 성 바오로께 드리는 9일 기도’ ‘바오로에 대한 101가지 질문과 응답’ 등이 지속적으로 출간됐다.

▧ 가톨릭신문의 바오로의 해

가톨릭신문도 바오로의 해를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전개했다. 우선 성 바오로 수도회와 함께한 ‘바오로 로드를 가다’를 꼽을 수 있다. ‘바오로 로드를 가다’는 사도의 전도여행을 따라 진행된 기획으로 성 바오로 수도회 김동주 수사와 함께 터키, 그리스, 몰타, 이탈리아를 방문해 이뤄졌다.

이후 바오로 사도가 압송되던 길을 그린 후속 기획 ‘사도 바오로의 마지막 여정’은 몰타에서 난파돼 3개월을 머무르고 다른 도시들을 거쳐 이탈리아 로마에서 순교하기까지의 모습을 담았다.

가톨릭신문은 본지를 통해 유충희 신부의 ‘바오로 서간 해설’과 ‘바오로 해 기념 우리 교구 전대사 수여 성당·성지’ 등을 연재했고, 수원교구판을 통해 ‘바오로’라는 세례명을 가진 다양한 이들을 찾는 ‘바오로 해에 만난 바오로’를 마련하는 등 다채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가톨릭신문사와 미래사목연구소 공동 주최로 ‘바오로 성인 탄생 2000주년 기념, 차동엽 신부와 함께 떠나는 터키·그리스 성지순례’를 열어 바오로 영성에 목마른 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마련했다.

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