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21세기 한국교회와 소공동체 운동 (3) 소공동체 탐방 / 창원 반송본당

장병일 기자
입력일 2001-08-19 수정일 2001-08-19 발행일 2001-08-19 제 2263호 15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남성 레지오 단원·견진성사 늘어
판공성사도 30% 증가 레지오와는 보완 관계
“금요일은 소공동체 날”평신도 중심 운영 활동 새 본당 만들기에 한몫
반송본당 소공동체 운동은 지속성과 연계성을 위해 평신도 중심의 운영과 활동으로 짜여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마산교구 창원 반송본당(주임=허철수 신부)이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통해 본당 공동체의 쇄신과 발전을 이루고 있다.

가시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판공성사를 받는 신자 수가 소공동체 구성 이전엔 1200여명 정도였으나 96년 소공동체 구성후 부터는 매년 그 수가 증가해 지난해엔 판공성사자 수가 1600여명으로 대폭 증가, 그 증가율이 3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5월 27일 펼쳐진 견진성사에는 모두 168명이 성사를 받았는데, 본당설립이래 최초로 남성 견진성사자 수가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반지동 소공동체가 어버이날을 전후해 실시하고 있는 경로잔치에는 지난해 지역노인 참가자가 70여명이었으나 올핸 160여명의 노인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소공동체 도입 후 나타나는 이러한 외적 결실과 더불어 ▲자율적·자주적 교회공동체 조성 ▲지역복음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 ▲정나누는 이웃공동체 형성 등에 소공동체가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송본당 소공동체들이 제일 먼저 시작한 활동은 냉담자 파악과 돌보기. 이러한 활동이 판공성사자 수의 대폭적 증가를 가능케 한 주 요인이 되었다. 특히 남성소공동체의 발족은 새로운 본당상을 만드는데 한몫하고 있으며 구역장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현재 15개의 남성 소공동체가 결성되어있고, 이를 관할하는 지역 2분과도 생겨났다. 이렇게 됨으로써 남성 신자들의 신심단체 가입이 활발해졌고, 특히 남성 레지오 단원들이 많이 생겨났다. 남성견진성사자 수가 여성에 비해 많았던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었다. 현재 반송본당 소공동체 수는 지역1분과에서 관할하는 여성소공동체 67개를 합쳐 총 82개 소공동체가 활동하고 있다.

반송본당 소공동체들의 활동은 ▲쉬는 신자나 외짝교우, 비신자 초청 야외행사 ▲예비신자 및 신영세자 관리 ▲길흉사돕기 ▲불우이웃돕기 ▲주일미사 참례를 위한 노인, 어린이 차 태워 주기 등 다양하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들은 사실 기존의 단체들이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특히 레지오 마리애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서로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폭이 넓어지고 레지오 단원들이 활동거리를 소공동체 안에서 찾고 활동의 주무대를 소공동체로 함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점차 확산되면서 갈등은 사라졌고 지금은 오히려 레지오 단원들이 소공동체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양쪽의 모임시간이 중복될 경우 조그마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어 반송본당 사목위원회에서는 금요일을 '소공동체 요일'로 정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있다.

이러한 반송본당 소공동체 운동은 지속성과 연계성을 위해 평신도 중심의 운영과 활동으로 짜여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박정호 사목회장은 "열정적인 평신도들의 관심으로 소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여기에다가 본당 주임 허철수 신부님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본당공동체가 날로 새로워 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신부는 구역미사를 집전하고 소공동체 일지를 검토, 잘잘못을 지적해주는 등 신자들의 활동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박정호 사목회장은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접어든 반송본당 소공동체지만 ▲월 1~2회의 모임으로는 진정한 생활공동체 형성의 곤란 ▲출석률 저조, 소공동체가 지역교회로서 지역의 전 신자를 포용하지 못하고 특정한 신자만 모이는 단체와 비슷한 형태로 정착될 우려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장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