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청소년주일 특집] 주일학교의 문제점과 유치원 교육 현황

마승열 기자
입력일 2001-05-27 수정일 2001-05-27 발행일 2001-05-27 제 2251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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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가정 연계돼야 “교육 실효”
각 교구나 본당의 노력에도 미래 교회의 일꾼인 청소년들이 점차 주일학교 교육에 관심과 흥미를 잃고 있다. 또 유아교육이 인간 본성에 대한 기초적 교육이라고 할 때 타 종파에 비해 유치원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한국교회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신앙의 씨앗을 키우고 종교적 심성을 가꾸어나가야 할 청소년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한국교회의 장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시급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청소년 주일을 맞아 주일학교의 전반적인 문제점과 특별히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바람직한 대책을 모색해본다.

1. 주일학교 교리교육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중고등부 출석률 10~20%대

교사 양성·재정 확충도 시급

현 주일학교 문제 가운데 두드러지는 것은 학생 인원의 감소다. 이 인원 감소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회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전반적인 주일학교 교육 환경의 개선이 교회 내에서 절실한 실정이다.

최근 서울대교구 몇몇 본당의 주일학교의 교적에 대비한 출석률을 보면 K본당의 경우 초등부 48%, 중등부 18%, 고등부 18%로 였고, H본당은 초등부 40.5%, 중등부 19.6%, 고등부 10.2%로 각각 나타났다. 또 다른 본당인 L본당도 초등부 42.7%, 중등부 25.5%, 고등부 14.2%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입시 등의 문제 때문에 출석률이 매우 미진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많은 본당의 주일학교에는 현재 교적상 학생수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인원만 참석하고 있을 만큼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교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오늘날의 교육 풍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고조되면서 청소년들을 점차 사교육으로 내몰아 결국 주일학교 신앙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오늘날 수많은 대중매체를 수시로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주일학교 자체가 재미와 흥미를 끌지 못하고있다는 점도 문제다.

중학교 2학년인 한 여학생은 『우리 가톨릭에서 하는 주일학교 교육이나 피정은 지루하고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밝히고 『개신교에서는 정말 신이 나서 자꾸 가고 싶다는데 우리도 즐겁게 게임도 하며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그런 교육을 계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주일학교 운영이 변화돼야 할 것인가? 이와 관련해 교회 청소년 전문가들은 청소년 교육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교육 시설 및 교육 기자재 확충, 교사 지원·양성 및 수급,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을 제안했다. 다양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습득하고 쉽게 싫증을 느끼는 요즘 청소년들을 다시 교회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방안과 투자가 새롭게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정과 주일학교의 연계성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 주일학교의 출발점이 가정에 있는 만큼 청소년들이 신앙에 대한 의식을 형성하는데 부모의 관심과 배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그 어떤 참신한 교육 방법을 사용하고 아무리 뛰어난 교사가 지도한다 해도 부모의 지속적인 노력이 없다면 큰 실효를 거둘 수 없다. 따라서 자녀를 가진 부모들에게 자녀의 신앙 교육 의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숙지시켜야 할 것이다.

교회 관계자들은 가정과의 연계 방법으로 △부모 1일 교사제를 도입, 부모들의 교리 수업 참관 실시 △학생 인원의 파악, 첫 영성체나 견진 등의 교육과 준비 등 각종 주일학교 행사에 반 모임 활용 △자녀의 기도생활 위해 가정 기도 운동 전개 △매월 주일학교 미사에 가족이 함께 참여 △매월 첫 주 주일학교 전월 출석 현황 공고 △가정 방문과 전화 연락 활성화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교리교사 양성을 위한 재교육 강화, 교육 방법에 있어 시청각 기자재를 적극 활용하여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교육이 되도록 유도, 주일학교의 재정 강화 등도 주일학교의 활성화를 위해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교육 방법을 시도하는데 현실적인 걸림돌이 되는 것은 재정이다. 실외수업, 봉사활동, 시청각 기자재 도입 등은 좋은 계획이지만, 이를 실행할 만큼 투자할 수 있는 본당은 제한돼 있다. 규모가 적은 본당들은 주일학교에 투자할 예산이 절대 부족한 형편이며, 대개 다른 항목의 예산을 유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대교구 시노드 의안을 통해 현재 주일학교의 전반적인 상황과 문제점을 지적한 이종현 신부는 『한국교회 내 주일학교는 초중고 모두 일반 학교교육의 체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수업방법 역시 구태의연한 주입식 강의라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고 강조하고 또한 『주일학교를 위한 재정이 부족하고, 그 부족한 재정마저도 거의 대부분 행사비나 교육비로 소모되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투자성의 예산이 전혀 확보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많은 신자들이 주일학교를 단순히 전체 본당의 사목 영역 중 하나로만 간주해왔다. 하지만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없다면 한국 교회의 앞날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부모들의 노력과 정성이 우선돼야 한다. 신앙은 삶으로 자녀들에게 전수되는 유산이기 때문이다.

도표에서 보듯 주일학교의 출석률이 50%를 넘지 못하고 그나마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 유치원 교육의 현황과 개선방안

유아교육 투자·관심도 미흡

전체의 2.23% 그나마 줄고 있어

본당 신부의 폭넓은 이해 필요

가톨릭 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유아교육 사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어릴적부터 교회 유치원에서 그리스도인의 가치관을 배우고 종교적 체험을 자연스럽게 가지는 것이 훗날 종교인의 심성을 고양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 일선 사목자들은 유아기 교육을 누가 어떻게 감당했느냐에 따라 한 인간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교회가 여기에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어느 시기보다 강조되고 있는 현 사회에서 유아교육을 통해 가톨릭 정신을 전파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한국교회 유치원 교육 상황은 어떠한가? 지난 98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종교단체 설립 유치원 중 개신교 63.2%, 불교 19.4%, 가톨릭 13.1%로 집계됐다. 이를 전체 유치원수로 환산해보면 98년 8976개 중 209개로 2.23%에 해당된다. 더욱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4년부터 98년까지 최근 5년간 유치원 수가 230개에서 209, 211, 216, 209개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개신교나 불교, 원불교마저 현재 가톨릭 운영 유치원 수보다 월등히 앞서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타종교 재단에 비해 가톨릭 재단 유치원이 적다는 것은 한국 교회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유아교육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미흡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종교단체 유치원 (98년 교육부 조사)
교황 요한 23세는 『유치원 없는 본당이 가장 가난한 본당』이라고 지적하고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바로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유아기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매년 유치원 원아 모집을 할 때 가톨릭 부설 유치원은 다른 종파에 비해 모집이 일찍 마감되거나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가톨릭 유치원들의 경우 이미 우리 사회에서 수준 높은 교육과 시설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원 사업에 지원과 관심을 쏟는다면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교회 정신과 사랑을 가르치는 좋은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간접선교란 측면에서 유아교육 사업이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교회 관계자들은 유아들을 그리스도의 참 일꾼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교회가 책임져야할 중요한 과업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한 대안으로 △본당과 유치원간의 다양한 교류 △본당 사제의 유치원 교육에 대한 폭넓은 이해 △사제들을 위한 유아교육 및 아동·특수교육 관련 프로그램 개설 △가톨릭재단 대학교에 유아교육관련학과 설치 등을 제안했다.

마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