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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여는 특별기획] 20세기의 끝, 21세기의 시작 - 선교 (7) 선교는 하기 나름

마승열 기자
입력일 2000-08-06 수정일 2000-08-06 발행일 2000-08-06 제 2212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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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도 해본 사람이 한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 “할 수 있구나” 자신감 얻어
이웃과 다양한 체험나누기 선교에 대한 부담 줄여
올해 52세로 얼마전 늦깍이 영세를 한 주부 김모씨. 그는 영세후 5개월만에 11명을 입교시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아버지가 개신교 장로인 김씨는 우연히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가톨릭 신자들이 보여준 노력과 봉사에 감동받아 천주교에 입교하게 됐다.

이후 그는 자신이 받은 신앙의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그들 또한 자연스럽게 감화됐다고 한다. 김씨는 주위의 다른 이웃들에게 신앙을 가진 후 변화된 마음을 체험담으로 들려주었고,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게 함께 나갈 것을 권유했다.

나누면서 커지는 신앙

김씨는 신앙은 체험을 서로 나누는 데서 더욱 강해진다는 것을 깊이 체험했다면서 처음 반신반의하며 저를 따라 성당에 나왔던 이웃들이 교리를 배우며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아가는 것을 보고 무척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많은 이웃들과 신앙의 기쁨을 나누며 선교에 더욱 매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5년간 개신교 집사로 있던 이웃을 입교시킨 사례도 있다.

서울 난곡동본당의 엄보나씨. 직장일 등으로 레지오나 선교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던 엄씨는 우연한 기회에 옆집의 이웃에게 천주교 안내책자를 전하게 됐다. 더구나 그는 15년 동안 개신교 집사로 활동하던 사람이었다. 이후 엄씨는 그 이웃과 자주 만나 커피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가톨릭을 알렸다. 그는 선교책자에 있는 이것 저것을 물어보고, 개신교회와 비교도 해보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얘기가 나왔던 꽃동네를 함께 방문하게 됐다. 여기서 꽃동네 가족들을 접한 개신교 집사는 크게 감동하고 마음 아파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그는 천주교로 개종할 것을 결심했다.

엄씨는 그분은 15년이나 그렇게 찾아 헤매던 참 진리는 기독교의 원뿌리인 천주교에 있음을 깨달아 개종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여러 이웃들의 선교 체험사례는 우리에게 감동과 용기를 전해준다. 특히 선교는 특정 소수가 활동해서 얻는 결실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속에서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선교도 하면 된다

최근 한국교회에서는 2천년 대희년을 맞이하며 선교의 중요성을 신자들에게 일깨우며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찾아나서는 선교란 슬로건을 내걸고 가두선교, 잃어버린 양찾기, 새로운 양찾기, 1:1 전교운동 등 다양한 선교전략을 내놓았다. 그리고 가톨릭 언론지상에 선교활동의 성공적인 결실을 맺고 있는 본당과 신자들의 활약상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놀라운 성과를 거둔 본당의 경우 본당 사목자와 신자들의 최선을 다한 땀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대구 지산본당 오순절 선교축제에서는 5000여명이 넘는 입교 희망자 명단이 봉헌돼 화제가 됐다. 이는 1000여명의 본당 레지오 단원들이 50일간 활동한 성과였다. 지산본당은 구역내 4곳에 신앙상담소를 설치하고 오가는 이웃들에게 천주교 안내책자를 전해주며 상담활동을 벌였다. 대구 지산본당 이판석 신부(가두선교단 지도)는 선교는 단순히 교세불리기 차원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하고 외교인들이 천주교회를 찾게하는 데에는 선교적 기술과 기도 등 인간적 노력이 요구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순간의 만남이 영원을 지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 위기감에서 비롯

지난 94년 인천교구 만수1동본당이 벌인 새로운 양 찾기와 잃은 양 찾기 운동은 한국 교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새로운 양 찾기 운동의 탄생은 한국 천주교회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90년대 들어 급감하기 시작한 영세자 수, 그와 반대로 늘어가는 냉담자 수, 여기에 본당 대형화와 중산층화의 부작용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교회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선교의 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

선교열의에 미래 달려

이 운동으로 인해 이전보다 적게는 2~3배, 많게는 5배 이상의 신영세자를 배출해내 선교, 얼마든지 가능하다란 좋은 표본을 보여주었다. 또한 운동 과정에서 배양된 선교의식과 신앙생활의 강화는 영세자 수의 증가에 버금가는 높은 성과로 평가됐다. 즉 선교에 대한 새로운 전망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교회 관계자들은 선교열성에 교회와 인류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이젠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는 자각하에 적극 선교사로 나서야 한다.

또한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의 전략과 노력을 보다 발전적으로 발전시키고 평신도 지도자 양성, 신자재교육 등을 통해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경주해나가야 힌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사목적 연구 분석이 이뤄져야만 모든 신자들이 신앙생활에 나태하거나 물량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선교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마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