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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계십니까?]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정연혁 신부

정연혁 신부(수원교구장 비서)
입력일 2000-08-27 수정일 2000-08-27 발행일 2000-08-27 제 2215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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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신비·인간적 공동체 그리스도안에서 설명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헌장 7항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비체라고 표현하면서 교회의 신비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교황 비오 12세께서는 이미 이 표현을 교황 회칙인 「신비체」(Mystici Corporis) 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1943년의 문서에서 잘 사용하시고 풀이하셨습니다.

이 표현은 바오로 사도께서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의 12장에 이미 등장하고 있으며, 특별히 교회가 하느님의 성령으로부터 받은 은사와 교회 구조에 대해 설명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에는 여러 지체가 있어서 각자가 성령으로부터 선물을 받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르치는 직무를, 어떤 사람은 다스리는 직무를 받았고 그외 많은 은사와 직무를 받아서, 이런 모든 것이 하나로 일치하여 예수님을 가장 으뜸인 머리로 하고 신비스런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한 것입니다. 이런 '그리스도의 신비체' 라는 표현은 각 시대마다 조금씩 다른 맛을 가지고 교회 생활을 이끌어 왔는데, 예를 들어 초세기에는 교회의 성사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중세에는 교회의 교계제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비오 12세의 회칙에서 이 표현은 교회가 가진 인간적인 면모와 신적인 면모를 설명하는 것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육체를 가지신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시면서 인간이듯이, 교회는 자신이 가진 신비하고 영적인 면을 가지고 있지만 또한 눈에 보이는 구조를 가지고 있음으로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는 도구가 된다는 뜻입니다. 제2차 바타칸공의회는 두가지 차원에서 이 표현을 이용 합니다.

첫째는 성체성사를 설명하는 표현입니다. 즉,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성체성사처럼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는 세상의 빛입니다. 다른 의미는, 교회 구조가 바오로 사도의 설명처럼 신비로운 공동체라는 것 입니다. 결국 이 표현은 교회가 가지고 있는 영적인 신비와 인간적인 공동체의 두 모습을 그리스도와의 관계 안에서 설명하면서, 교회의 근원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심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 신비체 안에는 성령의 은사가 담겨져 있으며, 보이지 않는 그분의 이끄심을 통해 교회가 생활하고 있음을 은연 중에 표현하고 있는 아주 역동적인 표현입니다.

정연혁 신부(수원교구장 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