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바오로 로드를 가다] 25. 나는 달릴 길을 다 달렸습니다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08-12-21 수정일 200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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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고정하라 그리스도께

나는 순례를 하며 바오로 사도로부터 두 가지 메시지를 받았다

하나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

또 하나는 살아 있는 삶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여, 제가 달릴 길을 다 달릴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8년 초여름. 나는 이천년 전 나의 사부, 성 바오로 사도를 만나기 위해 ‘바오로 로드를 가다’를 시작했다.

바오로의 삶과 선교 여정, 그리고 죽음을 체험하며 나는 정말 특별한 은총을 체험했다. 뜻밖에 난관에 부딪친 일도 적지 않았다. 순례 첫날 인천공항에서 나의 여권 말소로 인한 순례 여정 취소 위기를 넘긴 일, 몰타에서 기진맥진해 혼수상태까지 빠지면서도 순례 여정을 잘 마친 일, 전문 작가도 아닌 평범한 수사인 내가 가톨릭 신문에 25회의 연재 글을 6개월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일, 신문의 글을 보고 수녀원과 본당에서 바오로 사도 특강을 요청받아 강의를 했던 일들.

이 모든 일들이 과거 나의 소심함과 미지근한 신앙 자세로서는 결코 해낼 수 없었던 일이다. 나 스스로는 할 수 없지만 그분의 힘으로는 가능한 것이 신앙이요, 믿음이다. 바오로 사도께서 이번 순례를 통해 나에게 주신 두 가지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선물 하고 싶다.

첫 번째,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절망하고 삶을 포기하는지 모른다. 사도 바오로는 ‘희망의 사도’였다. 수많은 감옥살이에서도 그는 희망의 메시지를 이방인들에게, 유다인들에게 아니, 세상 모든 이들에게 선포했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그는 당신의 일을 거룩하게 수행했고, 돌팔매질에 피가 나고, 깨지고, 터져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사람들에게 설교했다.

‘진정한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처절한 고통을 거쳐야만 함’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고 사도 바오로를 통해 우리는 배웠고 깨닫지 않았던가.

두 번째, 살아 있는 삶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삶은 강한 믿음을 입증한다. 너무나 미지근하여 혼찌검이 났던 라오디케이아 교회 신자들, 겉으로는 살아 있는 것 같지만 실상 죽은 것과 같다는 사르디스 교회 사람들은 되지 말자. 물질적 풍요로움으로 인해 영성적으로는 잠을 자고 있던 그 교회들이 주님께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듯 오늘날 우리 교회도 같은 꾸지람을 주님께로부터 듣지 않으란 법은 없다. 늘 깨어있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역동적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바오로 로드를 걷고 느끼며 묵상했던 이 길을 여러분도 이제 걷고 느끼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사도 바오로의 희망을 보고 사도의 열정을 함께 배웠으면 좋겠다. 이제 남은 일은 단 한 가지뿐이다. 오직 그리스도께만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일’ 말이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2티모 4, 7~8)

- ‘바오로 로드’ 위에서 바오로 사도의 특별한 은총을 체험한 김동주 도마 수사(성 바오로수도회)

-알려 드립니다-

신년호부터 '마지막 여정' 연재 시작

지금까지 바오로 해 기획특집 ‘바오로 로드를 가다’(6월 22일자 시작)를 성원해주신데 감사드립니다.

2009년 신년호부터는 ‘바오로 로드를 가다’의 후속편으로 ‘사도 바오로의 마지막 여정’이 연재됩니다. 몰타에서 난파됐던 3개월과 로마로 압송돼 순교 당하기까지의 바오로 사도의 흔적을 묵상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바오로 해에 임하겠습니다.

사진설명

▲그리스 켕크래애 항구에 서서

▲필리피 교회 유적을 바라보며

▲터키 타르수스 바오로 기념관에서 교회의 딸 수녀회 수녀님과 함께

▲몰타 바오로 사도 난파 기념성당 주임 신부와 사무장과 함께

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