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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재원 (9) 최고의 모니터 요원 ‘어머니’

정리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8-12-07 수정일 200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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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이나 청소년 시절, 저는 아주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주일학교도 열심히 나갔죠. 사실 주일학교는 여자 친구를 자연스럽게, 또 당당하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거든요.

사춘기 시절엔 여자 친구와 교제하고픈 마음에 성당을 더욱 열심히 다닌 것이 사실이죠. 주일날이면 친구들과 함께 공부 한다는 핑계로 온종일 성당에서 탁구도 치며 즐거운 시간도 가졌지요. 특히 피정을 가거나 캠프 등을 가면 친구들과 텐트에서 신나게 뒹굴며 어울렸고….

그 시절의 기억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소년기의 추억을 남겨줬습니다. 그 친구들은 요즘에도 계속 만나고 있거든요. 몇 달 만에 만나도 늘 어제 만났던 친구처럼 좋고 의리 있는 멋진 친구들입니다.

최근 여수 쪽에 촬영을 갔다가 고향 순천에 잠시 들렀는데 친구들이 저를 마중해줬지요. 그렇게 예고 없이 들이닥칠 때도 그 친구들의 마음과 배려는 한결같다니까요.

이 글을 시작하면서도 간략히 언급한 기억이 있는데요, 제 삶을 이야기할 때 하느님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분이 바로 어머니시지요. 제가 매 순간 늘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탱해주시고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사실 저는 연기를 할 때나 라디오 DJ를 볼 때나 각종 행사 MC를 보거나, 어느 때든 일할 때면 어머니 생각을 많이 합니다. 다른 어머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어머니께서는 제 활동을 늘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거든요. 어머니는 지금까지 제가 나온 TV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신문, 잡지 등을 스크랩하시는 일을 줄곧 해오셨습니다.

어머니는 아직 순천에 사시는데, 성가롤로 병원 등으로 봉사활동을 많이 다니시거든요. 이젠 어머니주변분들도 제가 나온 기사 등을 보면 어머니한테로 모아서 가져오신다는군요. 제가 연예인이 되면서부터 어머니께서도 제 활동의 최고의 모니터 요원이 되셨어요.

특히 어머니의 당부 말씀은 정말 한결같답니다. ‘항상 겸손해라’, ‘진실해라’, ‘말을 아껴라’, ‘말조심해라’…. 이런 말씀들을 밥 먹듯이 강조하십니다.

최근 촬영 후 순천집에 들렀을 때도 어머니는 TV에서 여러 연예인들이 나와서 하는 말씀을 들으시곤 저에게 ‘공인은 어떤 때든 결코 말을 가볍게 해선 안 된다’고 당부에 또 당부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어머니 말씀 때문에 손해를 꽤나 본다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히 각 프로그램 연출자나 TV시청자, 라디오 청취자 등의 입장에서는 연예인은 말도 많이 하고, 그것이 좀 쓸데없는 말이더라도 그때그때 분위기도 띄우고 많은 이야깃거리를 이어가길 바라지요.

하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교육 내용이 배여 ‘내가 이 말을 하면 누군가 상처받지는 않을까’, ‘내가 웃기려고 나서면 다른 사람들이 손해 보지는 않을까’…. 매순간 생각을 이어가고 저를 제어하는 버릇이 있어요. 너무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너다보니 상대적으로 말수가 줄어들고, 어머니께도 이 때문에 제가 활동 중에 손해를 본다고 말씀드리곤 한답니다.

어머니께서 이렇게 평소 강조하시는 말씀은 모두 성경의 영향인 것 같아요.

성경을 읽다보면 ‘겸손’이라는 표현과 겸손의 의미를 담은 말씀들이 아주 많이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일상생활 중에도 늘 그 의미를 유념하게 되지요.

기사입력일 :2008-11-16

정리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