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느끼는 ‘고향 맛’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자연에서 얻는 식재료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귀인동 먹자골목에 자리 잡은 한정식전문점 ‘옛 툇마루’가 13년째 한 자리를 지키며 손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비결도 여기 있다.
각종 나물은 울릉도와 강원도에서 공수해오고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은 시골에서 담근 것을 사용한다. 이 뿐만 아니라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이옥순(카타리나. 수원교구 안양 평촌본당) 사장의 깔끔한 손맛으로 직접 담근 각종 장아찌들이 손님들의 입맛을 돋우는 데 한 몫 한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산채정식(1만 2000원)은 흑임자죽을 시작으로 소라무침, 고기보쌈, 누룽지탕 등 딱 보기에도 열 가지가 넘는 음식들이 코스로 나온다. 제철 나물로 조물조물 무쳐낸 모듬나물과 시골에서 보글보글 구수하게 끓여낸 듯한 찌개는 찾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하다.
이 모든 음식들은 목기에 담겨져 나온다. 꼭 사찰에서 얻어먹는 맛있는 밥이 생각난다. 천연 재료인만큼 천연 그릇에 담아야 한다는 이씨의 생각 때문에 그릇은 물론 수저까지 모두 나무로 된 것을 사용한다. 나무 수저는 삶을 수도 있어 더욱 청결한 유지가 가능해 위생적이다.
또 다른 장수 비결은 인테리어. 외관은 다른 음식점들과 별 반 다르지 않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옛 툇마루라는 이름답게 시골집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서까래를 연상시키는 천장 구조며 아기자기한 도자기 소품들이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모든 것이 이씨의 작품. 10년 가까이 도예를 공부하며 만든 작품으로 식당 곳곳을 꾸몄다. 이씨는 “옛날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이 생각날 때면 찾고 싶어지는 곳으로 기억되기 위해 맛은 물론 인테리어에도 신경썼다”고 전했다.
대형화되는 식당들에 밀려 옛 맛을 이어가는 소박한 음식점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는 요즘, 옛 툇마루에 걸터앉아 깔끔한 한정식을 맛보며 향수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
※문의 031-386-5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