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회와 커뮤니케이션-가톨릭 미디어 교육] (1)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8-03-30 수정일 200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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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재교육’‘사목적 미디어 활용’ 위한 여정

교회의 커뮤니케이션=복음 선포=신앙인의 의무

다변화 사회에서 미디어 접근·활용 능력 키워야

1년 간 전문가 집필·기획취재·사례 중심으로 진행

현대 세계와 사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는 사목과 신앙 및 교회 생활에서 필수적이다. 미래 사목의 중심은 교회 내적, 외적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에 그 관건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톨릭신문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회와 커뮤니케이션’을 큰 주제로 해서 교회의 사목활동, 그리고 신자 개개인과 그가 속한 작은 단위의 그룹들, 본당, 기관 단체 등에서 참된 그리스도교적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을 마련한다.

이를 위한 첫 시도로 미디어교육의 시각과 영역에서, 한국 가톨릭교회의 미디어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연중기획을 마련한다. 이 기획은 1년 총 50회 분량으로, 권위 있는 관련 필진들과 국내외의 입체적인 현장 취재로 마련된다.

일선 사목자들은 물론, 모든 독자들의 깊은 관심을 바란다.

총론

교회와 커뮤니케이션

교회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신학은 교회와 신앙을 커뮤니케이션으로 파악한다. 하느님의 존재 양식은 그 자체로 커뮤니케이션이고 당신의 모상대로 인간을 지어내신 하느님의 창조로부터, 인류의 역사 안에서 당신 자신을 알려주신 계시와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역시 당신의 피조물에 당신 존재에 대해 알려주고 전해준다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와 성령의 오심으로써 창립됐다. 구원의 기쁜 소식과 하느님의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교회의 직무이고 사명이다. 교회는 역사를 통해, 성삼위의 내적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계시와 강생을 통해 이뤄지는 하느님의 인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할 소명을 받고 있다. 그리고 교회의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을 일러 우리는 복음 선포라고 부른다.

교회와 미디어

교회는 자신의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항상 그 시대와 장소에 걸맞는 최선의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미디어를 활용해왔다.

그 최고의 모범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가 사람들에게 복음을 알려준 방법은 당대에 통용되던 모든 수단과 방법이었다.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해, 대중강연, 소그룹 모임, 치유의 기적, 시위, 급기야는 십자가의 희생제사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총동원됐다.

그분으로부터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여받은 사도들 역시 예수의 모범을 따라 모든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했다. 그리고 교회는 시대를 거쳐오면서 계발된 문명의 이기들,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교회의 소명에 적용해 적극 활용해왔다. 수도원들은 필사를 통해 성경과 교부들의 문헌들을 기록으로 남겼고, 인쇄술이 발명된 후에는 더욱 왕성하게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계발하고 활용해왔다.

근대와 현대에 들어와서 교회는 새롭게 계발되는 미디어들에 대해서, 비록 상당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그러한 미디어들을 하느님께서 은총으로 주신 선물로 파악하고 복음 선포에 활용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인정했다.

오늘날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에 대한 교회의 입장과 시각은 바로 여기에 바탕을 둔다. 즉,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인간 이성의 발명품들을 은총의 선물로 주셨으며, 그 선용을 권고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복음 선포를 포함한 인간의 선익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선용해야 하는 소명을 받았다.

가톨릭 미디어교육과 사목적 활용

가톨릭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은 바로 이러한 교회의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에 바탕을 두고, 현대 문화와 미디어를 선용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특별히 현대 문화가 포함하고 있는, 또는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가치관이 종종 교회의 입장과 가르침과 긴장의 관계, 때로는 적대적인 관계까지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절실하다.

극도로 세속화된 현대 문화는 더 이상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바탕으로 형성되고 향유되지 않는다. 선정성과 폭력성, 소비주의와 상업성, 인간 생명과 권리의 존엄성에 대한 소홀함 등은 자주 현대 문화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교회가 가르치는 삶의 길은 더 이상 현대 문화, 그리고 현대 대중문화의 매개가 되는 매스 미디어들 안에 소중하게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교회와 모든 교회 구성원들은 현대 문화와 현대 미디어들 안에서 복음적 가치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양성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는 단순히 미디어들을 이해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그리스도교적 가치와 신앙의 정체성에 대한 더욱 분명한 체득을 요한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교회는 당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들과 미디어들을 복음 선포에 적극 활용해왔고, 그러한 미디어들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복음화의 성과는 불가능했다. 이러한 복음화의 미디어 활용의 필요성은 현대에 들어와 더욱 절실해졌다.

왜냐하면, 현대야말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미디어들의 비중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 모든 영역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심지어 현대 문화 자체가 미디어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교회는 복음선포와 사목활동에 있어서 미디어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세와 준비를 갖춰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목적인 미디어 활용은 현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목적 과제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목적과 취지

이러한 전망 속에서, 새 기획은 크게 두 가지의 목적을 갖는다. 하나는 신자 재교육에 초점을 둔 교육적 효과를 지향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사목적 미디어 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 아울러 이는 ‘미디어를 위한 교육’, 혹은 ‘교육을 위한 미디어’의 두 측면을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 첫 번째는 신자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바탕을 두고 현대의 문화와 미디어 현상들을 복음적 가치로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일선 사목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를 통한 교리교육적 콘텐츠와 복음선포의 활용방안들을 계발하는 것이다.

내용

이러한 취지와 목적을 바탕으로, 기획은 내용상으로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교회와 커뮤니케이션 및 교회와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교회의 기본적 가르침과 가톨릭적 교육에 대한 기본 이론들을 규명하고 전달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톨릭교회의 교육 및 신앙 실천과 연계되는 미디어 교육의 제 이론 및 실천의 기본적 내용에 대한 검토 및 소개이다.

세 번째는, 현대 문화와 현대 미디어에 대한 교회 안팎의 연구들에 대한 검토와 이를 가톨릭 미디어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과 전망들을 점검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실제 사목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 프로그램들의 사례 발굴과 검토 및 계발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1년 50회에 걸쳐 매주 한 면씩 할애되는 지면에 전문가의 집필, 기획 취재, 현장 사례 소개 등 다양한 포맷으로 구성되며, 1~2회의 관련 심포지엄과 소개된 사례의 확산을 위한 포럼 구성, 동아리 모임 등의 다양한 사목적 시도가 함께 이뤄질 것이다.

사진설명

▶최근 일선 본당에서는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신자 교육 및 선교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본당에서 개최한 ‘쉬는 교우 대화법 특강’ 모습.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