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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를 향해 8 아시아 연대, 성찰의 분야들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7-10-28 수정일 2007-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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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열정·연대로 아시아 복음화 앞장

선교·복지·소공동체 평신도 운동 분야서

‘희망’ 담은 구체적 연대 전략, 정책 모색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는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다. 이미 뿌리 깊은 그리스도교적 전통을 지닌 서구 교회들과는 달리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교회는 상이한 언어와 전통, 풍습, 특히 오랜 종교적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그리스도교를 서구의 제국주의 세력과 동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는 이들 나라들에서 소수 종교이며,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극심한 차별 속에 놓여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은 재원과 인적 자원의 활용을 극도로 제한하는 열악한 처지에 교회를 가둬두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는 위축된 교회 안팎의 조건과 환경 속에서 가장 지혜롭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나가야 하는 지난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교회들은 제삼천년기 세계교회의 향방이 아시아 교회들의 분발에 있음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다각적인 연대의 틀을 마련하고 꾸준한 연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별 탐방을 통해 아시아 교회들의 현황을 살펴본 ‘아시아 교회가 간다 II’에 이어지는 ‘아시아 교회가 간다 Ⅲ’는 이제 연대의 현황을 점검하고 과제를 검토함으로써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가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이처럼 주요한 사목과 교회 생활의 각 분야별로 연대의 틀을 모색하고 현황과 과제를 점검, 미래의 대안을 모색함으로써 우리는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의 희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며, 보다 구체적인 연대의 전략과 정책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지향하며, 가톨릭신문은 ‘아시아 교회가 간다 Ⅲ’를 다음과 같은 영역과 분야별로 살펴볼 것이다.

▨ 선교

교회의 근본적인 존재 가치는 선교에 있다. 아시아 대륙의 사목적인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서 아시아 주교들이 모였던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 특별총회에서 주교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아시아의 많은 주교들은 예수님을 유일한 구세주로 선포하는 데 겪게 되는 어려움들을 표명하였습니다. 총회 중에 이 상황은 다음과 같이 묘사되었습니다. ‘아시아의 대(大)종교들의 어떤 신봉자들은 예수님을 하느님 또는 절대자의 현현으로서, 또는 ‘선지자’의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이는 데 어떠한 문제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그분을 하느님의 유일한 현현으로서 여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아시아 교회 20항’)

아시아 대륙은 여전히 복음화율이 2~3%대에 머물고 있으며, 그리스도교는 소수 종교에 속한다. 하지만 아시아는 엄청난 인구와 땅을 지닌, 제삼천년기 보편교회의 선교 노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지닌다.

한마디로 아시아 교회들의 ‘선교’ 노력은 아시아 연대의 가장 핵심적인 축을 이룰 것이며 따라서 선교를 위한 아시아 교회들의 공동의 노력은 연대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 복지

인간 존엄성의 향상을 추구함에 있어서 교회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사랑을 지향한다. 아시아 민족과 국가들은 오늘날 재화의 결핍과 온갖 자연재해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아시아 교회들은 아시아 민족들의 고난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복지의 측면에 대한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는 오늘날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분야가 아닐 수 없다. 특별히 자연재해와 전쟁 등 인위적으로 부여되는 민중들의 고통은 교회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요청하며 이러한 긴급 구호의 필요성은 국경을 넘어선다.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는 이처럼 가난한 이들에 대한 돌봄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 학문

오늘날 아시아 교회들의 신학은 참으로 아시아적일 것을 요청하고 있다.

서구 신학의 맹목적인 이식은 서구 사회와는 다른 전통과 정신을 지닌 아시아 민족과 교회들에 적합하지 않음이 더욱 명확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교회에서 신학은 아시아와 아시아인들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제시할 수 있는 참된 아시아 신학의 성찰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 이는 곧 신학의 토착화에 대한 요청으로 이어진다.

▨ 소공동체

작은 교회로서 소공동체는 한국 교회 뿐만 아니라 아시아 교회들의 미래 사목적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구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교회의 존재 양식일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초대교회 공동체의 이상을 지향한다.

이미 아시아 교회들은 이러한 소공동체의 사목 모델을 계발해왔으며,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서 정보를 교류하고 체험을 나누고 있다. 소공동체는 이제 아시아 교회의 미래 사목의 준거가 되고 있다.

▨ 문화

아시아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종교와 문화들의 다원성이라고 할 수 있다. 상이한 종교, 문화 전통 속에서 아시아 교회들은 공통의 문화와 신앙을 육성해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획일성을 지향하지 않으며 다양성과 다원성 속에서 유일하고 독특한 신앙 문화를 형성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 문화가 제공하는 다양한 순기능과 역기능 속에서 아시아 교회는 복음적 문화를 육성해야 한다. 아시아 연대는 이러한 문화적 접근에 결코 소홀해서도 서툴러서도 안되며 현대 문명의 다양한 문화와 문명의 도구들을 문화의 복음화에 활용해야 한다.

▨ 평신도 운동

현대 사회와 교회 안에서 평신도의 소명과 과제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중하다. 평신도의 적절한 사도직 활동이 없이 현대 교회는 세상 안에서 그 적절한 사명을 수행할 수 없다. 따라서 지난 수십 년 동안 급증한 평신도 활동과 운동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해야 하며 이를 복음적 기준과 가치에 따라 적절하게 지도하고 육성하는 것은 아시아 교회들의 사목적 현안이다.

특별히 아시아 교회의 연대는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도직을 수행하는 평신도 전문가들의 몫을 충분히 평가하고 양육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뤄져야 한다.

▨ 사회운동과 개발

교회의 사회교리는 모든 사람들이 참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건설해나갈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친다.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는 많은 아시아 민족들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삶의 질을 드높일 수 있는 개발이라는 시급한 문제와 깊이 연관돼 있다.

교회는 다양한 교회 안팎의 활동을 통해서 참된 인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기여한다.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는 이러한 참된 의미의 인간 발전을 위한 사회 운동과 개발을 지향한다.

▨ 종교간 대화

아시아 나라와 교회들은 풍요로운 종교적 전통을 지니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종교 전통들 속에서 발견되는 선하고 유익한 것들을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인정하고 있다. 교회는 이 아시아 종교들과 결코 반목, 대립하지 않으며 이해와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는 교회들간의 연대 뿐만 아니라 선의의 모든 다른 종교인들과의 친교와 협력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종교들과의 대화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더욱 풍요롭게 하며 민족들의 참된 발전을 위한 공통의 과제를 모색한다. 그야말로 아시아의 복음화는 종교간 대화의 성과에 그 성패가 크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생명·가정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죽음의 문화’이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소홀히 취급되는 현대 사회 안에서 교회는 생명과 생명의 요람인 가정의 소중함을 지켜나가야 한다.

생명의 복음을 보유한 교회는 따라서 생명을 위협하는 현대 사회의 온갖 조류에 대해서 함께 힘을 모아 대처해나가며 인간과 인간의 생명에 도전하는 죽음의 세력에 대항해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생명의 가치를 지켜나간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교회들의 연대는 생명 수호의 전선을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으로 구체화될 것이다.

▨ 중국

이미 ‘아시아 교회가 간다 Ⅱ’에서 중국 교회의 현황에 대해 살펴본 바 있으나, 아시아 교회의 문제를 다룰 때 중국의 복음화를 위한 아시아 교회들의 노력은 ’아시아 교회가 간다 Ⅲ’에 있어서도 큰 비중을 갖는다.

사진설명

▶선교 - 2006년 10월 제1회 아시아 선교대회에 참가한 어린이 선교단의 모습.

▶문화 - 2006년 11월 제4차 아시파 총회에서 인도 본당 신자들이 아시파총회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민속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학문 - 캄보디아 소녀들이 파리외방전교회 제럴드 신부가 마련한 여자 기숙사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