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젊은 그리스도인] 42.서울 풍납동본당 주일학교 교사 최미림씨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7-02-11 수정일 200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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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캠프 준비 위해 휴학까지

학생들 하나둘 모여들어 보람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지만 마치 예전부터 정해진 일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서울 풍납동본당 중고등부주일학교 교사 최미림(안젤라.23)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4년차 교사인 최씨가 주일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밴드부’때문이다.

2003년 가을 학생들의 요청으로 주일학교 밴드부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밴드부 활동을 한 그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부서활동만 할 생각이었지만 학생들이 성탄제때 공연을 하고 싶다며 다시 도움을 청했다. 그는 학생들의 간절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당시 본당 주일학교에는 학생은 10명 안팎에 교사는 단 1명만이 남아있었다. 성탄제를 준비하기에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다. 때문에 최씨는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일 먼저 주일학교 교사가 됐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

“처음에는 교사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4년이나 교사할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그의 교사생활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성탄제를 열어달라고 부탁했던 학생들은 정작 성탄제에 나타나지 않았다. 열정으로 시작한 교사활동은 학생들에 대한 상처로 얼룩졌다. 그때부터 학생들을 위해서도 교사를 위해서도 주일학교에 체계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감이 된 후에 그동안 계획했던 일들을 펼칠 수 있었다. 그는 우선 숨어있는 학생들을 주일학교로 다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학생들이 중심이 돼 활동할 수 있는 부서를 활성화시켰다. 그래서 주일학교 전학생을 밴드부, 봉사부, 전례단, 성가대 등 각 부서에 가입하게 했다. 또 여름캠프를 준비하기 위해서 휴학까지 했다. 최씨의 노력을 학생들이 알아줬던 것일까? 학생들이 하나 둘 다시 주일학교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현재는 50명으로 늘어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교감이 돼서 걱정 많이 했어요. 눈물 흘린 날도 말로 못해요. 그래도 신입 때 생각한 게 있으니까 계획대로 했죠. 기도도 공부도 많이 했어요.”

주일학교에 거의 모든 시간을 투자하다보니 친구들 사이에서는 ‘왕따’가 되는 것도 당연했다. 친구들에게서 “성당에 꿀단지 갔다 놨니?” 혹은 “그렇게 열심히 하다가 수녀원 가는 거 아니야?”라는 등 수많은 이야기를 듣기 일수였다.

성실한 학생이자 교사

게다가 그는 다른 학과보다도 모임이 많은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선배들 공연, 연습모임 등과 주일학교 일정을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4년 동안 학교 일정이나 주일학교 일정을 거의 빠진 적이 없는 성실한 학생이자 교사였다.

“신기하게도 정해진 일처럼 다 잘 해결되더라고요. 주님께서 돌봐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올해는 앞에 나서기보다는 교사회와 학생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최씨의 꿈은 영화음악과 뮤지컬 작곡가. 이와 함께 언젠가는 실용음악적인 생활성가로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할 것이라는 소박한 소망도 잊지 않았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