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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님 이야기] 복음전파의 ‘예술인’ 되자

입력일 2007-02-04 수정일 200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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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화의 길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고린 9, 16) 라는 말씀처럼 교회의 으뜸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모든 이에게 전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복음 선포의 임무는 교회의 자녀들인 모든 신자들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의 기쁨을 체험하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자신의 과거 생활을 되돌아보며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은 하느님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세상적인 것을 주는 것도 기쁘고 좋은 일이지만, 영원하신 하늘 아버지를 전해주는 신앙을 전해주는 일은 가장 보람있고 귀하고 기쁜 일입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께서는 사람을 하느님께 인도하는 것은 “예술 중의 예술”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복음을 이웃에게 선포하는 이는 ‘최고의 예술인’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있는 대전교구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가 복음을 더 잘 선포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전의 법동본당 선교팀은 거리 선교도 하고, 산에 오르는 이들을 위하여 길목에서 따뜻한 차를 대접하면서 천주교를 알려 냉담자들이 돌아오고 새로운 예비신자를 모으는 등 큰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 35) 라고 예수께서는 복음을 선포하는 최고의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신자들이 서로 사랑하는 증거의 삶은 이웃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복음으로 무장된 삶을 살아 자신의 가족은 물론 주위의 친척과 친구들을 교회로 인도하고, 자신의 직장을 ‘직장 교회’로 만드는 것을 보는 것은 아주 큰 기쁨입니다. 왜냐하면 ‘현대인은 스승의 말보다 좋은 표양을 주는 사람의 말을 기꺼이 듣습니다. 스승의 말을 듣는다면 스승이 좋은 표양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현대의 복음선교 41항)

적어도 1년에 한 사람이라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신자는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는 표징입니다. 반대로 한 사람도 신앙으로 인도하지 못하는 신자는 분명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선종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 89~90항에서 ‘선교사는 사랑의 사람이고…, …성인은 참된 선교사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성덕으로 전진하는 삶을 살 때에 선교의 전성기를 다시 만들 것입니다. 선교하기 어렵다는 얘기는 우리 신자들이 소금과 누룩과 빛이 되지 못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믿음과 생활이 일치되는 그리스도인, 교회 공동체가 되어 사람들에게 ‘믿음성’을 주어 이웃을 복음화 시키는데 맡은 역할을 하도록 합시다.

유흥식 주교 (대전교구 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