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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청소년사목] 7.사목정책

유재우 기자
입력일 2006-02-27 수정일 200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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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캠프·겨울피정만 잘하면된다?

일회적 행사에 청소년 동원 지양해야

성인위주 본당정책부터 탈바꿈 절실

“여름방학 기간에 실시되는 캠프와 겨울방학 기간에 시행되는 피정. 이렇게 2가지 행사가 큰 줄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본당 중고등부 학생들을 위한 사목 정책에 관해 묻자 서울 ㅂ본당 청소년분과위원장 한OO씨는 이같이 대답했다.

“행사 말고 청소년들을 위해 본당이 준비하고 있는 정책은 없나요?”라고 다시 묻자 한씨는 “정책이 행사 아닙니까? 특별히 그 2가지 행사와 여타의 세부적인 행사 말고는 수립된 것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정책을 행사와 동일시하는 사고방식에 크게 놀랐다. 한편으로는 현대 사회 청소년들을 위한 본당측의 배려가 너무 무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전국 각 교구장 주교들은 사목교서를 통해 주로 ‘청소년.청년사목의 활성화’를 화두로 삼았다.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본지(2월 19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는 교구의 미래를 위한 동력이자 미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연 교회는 청소년들이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윤활유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을까.

다년간 청소년 사목에 힘을 쏟아온 조재연 신부(서울대교구)는 “청소년들을 위한 행사가 있기 위해서는 본당 모든 구성원의 협력과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1회적인 행사를 위해 청소년을 동원하는 것을 지양하고 그들을 주체로 보고 지원하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선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에 따르면 ‘교회 자체의 복음화’라는 표현을 통해 기존의 교회가 먼저 가르침에 걸맞는 모범을 젊은이들에게 보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형제애로 빛나는 교회 공동체’가 있는 곳에로 청소년들은 몰리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 그들이 발붙일 ‘구심력’이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교회가 자기 쇄신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표양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교회는 그러한 자기 정화를 통해 청소년들을 위한 사목 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가.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의 한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청소년 사목의 중요성을 강조만 해왔지 사목의 협력자, 교회 활동의 능동적 주체로 초대하는 데는 부족했다”며 “급변하는 청소년 문화에 발맞추는 교회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각본당이 청소년 사목을 위해 적극적인 사목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서울 ㅅ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감 홍OO씨는 “본당에서 열리는 사목회의에 들어가본적이 없다”고 말한 후 “성인 사목 위주 중심으로 돌아가는 본당에서 청소년 분과장을 통한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 사목의 활성화는 소수의 결정권자들이 강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밑으로부터의 기반이 다져져 있어야 해결될 문제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에서는 청소년을 우리 사회의 동등한 주인으로 대접하고 교회 밖의 모든 청소년들까지도 사목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인식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인식의 전환을 통한 청소년 사목 정책 수립, 이제 강조만 해서는 안된다.

기사입력일 : 2488호 2006-02-26일자

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