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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이 문화] 74.교회의 평생 교육을 지향하며

입력일 2006-12-10 수정일 2006-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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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영성, 생명 교육을”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흘러간다. 일 년 동안의 연재를 마치고 교육을 주제로 한 글로서는 마지막 원고를 작성하게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교육’ 문제를 다루었는데, 영성적 교육, 생명교육, 평생교육, 사제교육, 청소년교육, 학교교육, 종교교육, 교사교육, 대안교육이 그것이다.

마지막 원고는 앞에서 다룬 주제들을 간략히 정리하면서 마감을 하려 한다.

평생교육의 틀은 이제 교회 안에 체계적으로 정착되어야 할 당면 과제이다. 평생교육에는 수직적 차원과 수평적 차원이 있다.

먼저 수직적 차원이란 연령에 따라 유아부터 노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계속적으로 교회 안에서 교육의 기회를 받을 있도록 하는 것이다. 수평적 차원이란 한 개인의 필요에 따라 성서, 신학, 예술, 문학 같은 분야를 공부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교육들을 단계적으로 체계화하여 ‘평생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생교육의 일차적 대상은 사제이다. 교회 안에서 사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는 것은 교회의 질적 상승에 직결된다.

실로 현대사회는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다. 보다 효과적인 사목자가 되기 위해 성서신학, 교의신학, 교회법학의 새로운 동향 뿐 아니라 경제와 정치, 리더십,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원칙과 기법을 일생에 걸쳐 학습해야 한다.

가톨릭계 학교들이 우리나라 교육사상과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유럽과 미국, 그리고 남미에서 교육의 질과 전통으로 영향력을 지닌 가톨릭학교들을 생각하면 우리의 현실이 아쉽다. 우리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고질적인 병폐를 지니고 있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고, 학원이 학교를 앞서가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명씩 해외로 떠나는 초, 중, 고등학생들을 대책 없이 바라만 보고 있다. 가톨릭학교가 바로 서야 할 때이다.

대안교육은 오늘날 우리교육에 대한 저항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우리 자녀를 이런 교육상황에서 키울 수 없다’라는 인식 아래 대안교육이 등장했다. 어떤 이들은 ‘대안학교 세우기’에 골몰했고, 다른 이들은 공교육 안에서 ‘대안적 교육’을 꿈꿨다.

가톨릭학교가 우리 교육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본질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 가톨릭학교가 교회의 전통과 가르침에 따라 진정한 ‘가톨릭다운’ 학교가 되는 것, 그것이 가톨릭 대안교육이라고 본다.

영성교육과 생명교육은 가톨릭 대안교육의 목적이요, 내용이다. 학생들의 영성적 측면을 활성화하고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의 일체감을 형성하는 교육은 바로 전인교육이 된다.

일선학교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성교육’ ‘공동체성 교육’이 좀처럼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본질과 성장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은 육체, 정신, 영혼으로 되어 있으며, 이는 덕성교육, 지성교육, 그리고 영성교육을 통해 성장한다.

영성교육과 생명교육은 현행 종교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강요된 종교교육은 종교계 학교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톨릭 보다는 개신교 학교들에서 많이 나타나는 종교적 강압은 역효과를 낸다.

물론 가톨릭학교는 선교를 위해 설립되었고 또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넘어서 종교를 강요할 수 없지 않은가. 영성과 생명을 강조하는 종교교육은 보다 보편성을 띤 종교교육이 되리라 본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각 주제들을 다룰 때 지녔던 절박감이 되살아난다. 다급한 심정을 가지고 혈기로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시간과 헌신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순례지를 향하는 구도자의 자세로 한 걸음 한 걸음에 정신을 집중하려고 한다.

최준규 신부 (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