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백혈병 채주영양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5-08-21 수정일 200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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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이와 엄마 김숙형씨가 희망을 기다리며 밝게 미소짓고 있다.
동생 골수로 새생명 얻어

남매 힘든과정 잘 견뎌, 치료비만 3000여만원

김숙형(아녜스.42.수원교구 하안본당)씨에게 지난 7월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기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이가 병원에 입원해 힘겨운 수술을 받아야했기 때문이다.

이제 만 여섯 살인 막내 승찬이는 누나 주영(루시아.7)이의 백혈병 치료를 위해 엉덩이뼈에서 골수(조혈모세포)를 빼내야 했다. 몸무게가 고작 14kg인 아이를 수술실로 들여보내는 엄마의 심정이 오죽했을까. 그리고 곧바로 둘째 딸 주영이가 승찬이의 골수를 이식 받았다.

『일치하는 골수를 찾지 못해 고생하는 다른 엄마들에 비하면 저는 행운이죠. 하지만 아이 둘을 병실에서 지켜봐야 할 때는 정말 가슴이 찢어졌어요』

김씨는 그때만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흐른다.

둘째 딸 주영이가 백혈병 판정을 받은 것은 올 3월. 코피가 그치질 않고 다리를 절뚝거려 찾은 병원에서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곧바로 길고 긴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다행히 동생과 골수가 일치해 주영이는 7월 26일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았다. 현재 주영이는 가톨릭대 성모병원 13병동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향후 5년간 지켜봐야 하겠지만 딸이 새 생명을 얻었다는 기쁨에 엄마 김씨의 병원생활은 이전만큼 고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치료비는 주영이 부모에게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이제까지 나온 치료비만 해도 3000여만원. 게다가 주영이 아빠의 사업실패로 부채도 1억원 넘게 남아있는 형편이어서 치료비 뿐 아니라 가족의 생계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급한 수술비 2000만원은 마련했고, 아빠 채윤석(펠릭스.44)씨가 건축현장에서 일하며 치료비를 보태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뾰족한 방도가 없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입원한 주영이의 소원은 학교에 가는 거에요. 그렇게 아픈 치료 잘 참고 견디는 것도 학교 가고 싶어서래요』

누나를 위해 자신의 골수를 내어준 막내, 어른들도 힘겨워하는 치료과정을 꿋꿋이 견디어준 둘째딸. 부모는 아이들이 너무나 대견스럽다. 이제는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 줘야 할 텐데 어깨를 짓누르는 버거운 치료비의 무게는 부모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을 더 짙게 만들고 있다.

※후원계좌=우리은행 454-005324-13-044 예금주 (재)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기사입력일 : 2005-08-14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