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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 공의회 문헌들 (14)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상)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05-07-10 수정일 200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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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

교회 역사에서 선교열은 언제나 교회 활력의 표지였다. 다시 말해 선교는 신앙에 활력을 불어넣어 교회를 새롭게 하고 믿음을 견고케 하며 그리스도교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새로운 열정과 자극인 것이다.

교회사를 통틀어 제2차 바티칸공의회만큼 교회의 선교 사명에 대해 강조한 예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선교 교령)」은 교회가 선교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방향을 설정해 준 의미를 지니는 문헌이다.

공의회가 반포한 9개의 교령 가운데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목헌장」과 「교회헌장」 다음으로 방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는 선교 교령은 그만큼 절박함을 더해가고 있는 선교에 대한 교회의 판단과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선교 교령은 교령의 초안작성 선교위원회의 제3회기 중인 1964년 11월 교황 바오로 6세가 교황에 선출된 후 처음으로 공의회에 출석해 관심을 보였을 정도로 교회사적인 면에서도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바오로 6세는 교부들에게 『나는 많은 회의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특히 이 회의에 참석한 것은 지금부터 토론될 선교초안이 가장 중대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성 베드로의 후계자인 나와 사도들의 후계자인 여러분들에게는 「전 세계에 나아가 모든 피조물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선교의 명령이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의 구원은 이 명령의 성취에 달려 있습니다. 공의회는 신앙을 넓히기 위해 더욱 유효적절한 새로운 길, 새로운 방법, 그리고 새로운 추진력을 탐구할 책임이 있습니다』라며 선교의 중요성에 대해 훈시했다.

이렇게 교황과 공의회 교부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작성된 「선교 교령」 초안은 문안 작성에 있어서 수차례의 거듭된 의안 수정과정을 거치고, 여러 선교회 총장들의 의견과 선교국 주교들의 의견이 상당히 반영돼 마련된 것이다.

선교 교령 작성을 위해 이미 1960년 10월 30일 아가지아니안 추기경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교준비위원회가 결성되었다. 위원회 총회는 1961년 4월 17일부터 26일까지, 그리고 1961년 11월 20일부터 30일까지 2회에 걸쳐 로마에서 개최됐다. 여기서 7장으로 작성된 원안이 초안 되었던 것이다. 이 초안은 그 후 공의회의 제1회기 (1962년 11월)부터 제4회기(1965년 11월)까지 검토, 수정 및 개정 작업을 무려 다섯차례나 거쳤을 정도로 교부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교회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작성된 개정원안은 1965년 11월 10일에 공의회 교부들에게 제출돼 투표에 부쳐져 투표수 2399, 찬성 2394, 반대 5로 통과,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교령으로 반포됐다.

이런 과정을 거친 선교 교령은 근대 선교활동에 대한 지침들을 수렴했을 뿐 아니라, 현대 세계의 선교활동에 대한 원리와 규범을 근본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교회의 선교의식을 고취시키고 선교활동을 촉진시킨 중요한 문헌이 되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선교 교령을 통해 교회의 광범위한 선교활동이 3천년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교회의 방향과 활동의 중심이 되고 촉진제의 역할을 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선교 교령」은 선교의 세 가지 과제로서 선교의 긴급성과 비그리스도교인들에 대한 선교의 필요성, 그리고 선교 의무 즉,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직책과 처지에 따라 선교해야 할 책임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교령은 제6항에서 모든 인류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본연의 사명이요, 제일 가는 사명임을 재확인해야 한다며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바로 복음 선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선교가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임을 거듭 역설하고 있다.

선교 교령은 비록 한 세대 훨씬 이전의 문헌이지만 새 천년기 교회의 위상과 발전이 바로 선교에 달려있음을 40년이라는 세월을 건너뛰어 들려주고 있다.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