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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특집]각계 추모 메시지

입력일 2005-04-10 수정일 200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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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

“인류 평화와 일치에 온 힘 기울여”

84년 103위 시성식 아직도 감동

겨레 평화통일 실현에 앞장서 동서독 통일·냉전종식에 기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선종하셨습니다.

우리 나라 천주교인들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사랑하고 존경해 마지않던 이 시대의 큰 어른께서 자비하신 하느님 품안에 드셨습니다. 향년 84세였습니다. 그분은 한뉘를 다 바쳐 온 인류를 화합과 상호존중의 길로, 진리와 사랑의 길로 이끌어주신 강하고 따뜻한 아버지이셨습니다.

특히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1984년 5월에 「벗으로서, 평화의 사도로서」 이 땅에 오시어, 신앙 도입 200주년을 경축하는 우리 나라 현지에서 103위 순교 선열을 파격적으로 시성하신 감동을 어찌 잊겠습니까. 그리고, 아직도 비분에 젖어있는 광주로 첫 걸음을 옮겨 용서와 화해를 간곡히 호소하시고, 아울러 가장 버림받은 소록도 환우들을 일삼아 찾아 가 그 외로운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던 그 친근하고 자애로운 모습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교황님은 분단된 이 나라 이 겨레의 평화통일을 간절히 염원하시면서 그 실현을 향해 음으로 양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셨습니다. 한편, 각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오신 활기 넘치는 한국교회가 아시아 전역을 위해, 아니 더 넓게, 세계 교회 인류공동체에 큰 힘이 되어주기를 늘 마음으로부터 기대하셨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재위 4반세기가 넘도록, 공산체제를 비롯한 온갖 압제에 꿋꿋하게 맞서 어디까지나 신앙에 근거한 진리와 인간존엄의 수호에 온 힘을 기울이셨습니다. 그러한 일관된 신념의 귀결로 교회의 잘못된 과거사를 솔직하게 참회하며 용서를 구하는 정직한 겸손을 보이셨습니다.

이렇듯 진지한 화해와 일치를 이루어 모두가 한 몸이 되어 서로 나누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1989년 가을,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를 주제로 여의도에서 경건하고 성대하게 제44차 세계성체대회가 열렸습니다. 그 바로 얼마 후, 당신의 조국 폴란드의 경이로운 자유.민주화와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벽두로 동.서독의 통일, 소련의 해체, 냉전의 종언으로 이어진 세계 평화 실현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셨습니다. 그리고 세계의 모든 종교가 한마음이 되어 생명의 근본 존중과 인류 평화의 미래를 위해 힘쓰기를 거듭 호소하셨습니다. 그런 인류의 미래 희망인 청소년에 대한 교황님의 지칠 줄 모르는 애정 또한 각별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훌륭한 여정이 값진 그만큼 큰 희생과 고통 또한 따르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교황님은 오히려 십자가가 구원의 상징이요 길임을 언제나 굳게 믿으셨습니다. 그렇기에 『두려워 하지 말고, 세상에 문을 활짝 열라』고 하셨습니다. 또 구원을 이루는 고통의 고귀함을 스스로 진정 알기에, 자원하여 결연히 죽음을 맞으며 그리스도께서 열어주시는 문으로 부활하신 주님 생명과 평화에 드셨습니다.

우리는 모두의 빛나는 귀감이신 이 크신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나신 것을 더없이 애석해하면서도, 오히려 그런 분을 통해 드러난 자비하신 하느님의 빛과 사랑에 무한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손병두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나눔과 화해의 삶 행동으로 증거”

한국교회 복음화 일등공신

북한·중국에도 깊은 애정쏟아

인류의 가슴속에 사랑과 평화를 심어 주셨던 교황님께서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전 세계 모든 인류의 정신적 지도자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평가를 받으신 우리 교황님께서는 이미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 드셔서 우리들의 아쉬워하는 이 작별의 기도를 듣고 계실 것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는 84년 생애 중 27년을 교황으로 봉사하시면서 104 차례에 걸쳐 193만 킬로미터나 해외 사목방문을 하셨습니다. 인류에 대한 큰 사랑이요, 정신적 지도자로서 참으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특히 두 차례에 걸친 교황님의 우리나라 사목방문은 한국교회에 커다란 축복과 영광을 안겨다 주셨습니다. 한국천주교회 200주년과 103위 복자들에 대한 시성을 선포해주신 1984년 5월과 제44차 서울 세계 성체대회가 열린 1989년 10월의 방한으로 여의도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이 『교황님 만세!』를 소리 높이 외치던 그 함성이 아직도 저희의 귓전을 울리고 있습니다. 현장에 참석한 시민들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생중계를 통해서 교황님과 함께 한 수백만 이 땅의 백성들은 교황님을 「평화의 사도」라고 부르면서 환호했습니다. 특히 교황님께서는 모국인 폴란드에서 겪으신 공산치하를 생각하셨는지 특별한 애정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해 주셨고 그것도 두 번씩이나 방문해주시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로마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시성식을 갖는 파격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님께서 한국교회 복음화의 일등공신은 바로 교황님이라고 말씀하셨듯이 두 차례의 방한은 한국의 복음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셨습니다. 그때 교황께서는 청소년들과, 노동자와 신학생들, 예비신자들, 그리고 멀리 소록도로 나환우들을 찾아가기까지 하시며 나눔과 화해와 증거의 삶과 행동을 통해 선교의 본보기를 보여주셨습니다. 무엇보다 교황님은 북한과 중국 등 북방선교를 한국교회에 특별히 당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가 이뤄지도록 기도하고 노력하는 가운데 교황님의 지향이 좋은 결실을 보도록 해야 할 줄 압니다. 교황님께서 우리를 사랑해주신 그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교황님의 지향대로 중국과 북한의 복음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평화를 가져다주시기에 심혈을 기울이셨고, 특별히 한국교회를 사랑해주셨던 교황님께서 아쉽지만 우리들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실천하신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는 우리 한국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교회, 우리 평신도들은 이 크나큰 슬픔을 딛고 새롭게 출발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를 아름답게 가꾸고 복음화 함으로써 교황님께서 평소에 그토록 갈망하시던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염원하면서, 교황 성하께서 천국에서 평화의 안식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

“평화의 사도로 역사에 기억”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과 함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선종하신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27년 동안의 재위기간 중 사랑과 용서 그리고 화해에 입각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종교 및 이념간의 화해와 인류화합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평화와 인류공영에 크게 기여하신 평화의 사도로서 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요한 바오로 2세께서 1984년 방한하여 103인의 시성식을 주관하시고, 1989년에는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하시어 한국민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기도를 해주신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추구해 오신 이상과 숭고한 뜻이 이 땅에 실현되어 온 세상에 평화와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며, 사랑하는 길잡이를 잃은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천국의 봄을 누리소서”

망연자실(茫然自失). 교황님의 서거 소식을 듣던 그 순간, 세상의 다른 모든 소리는 멎어버렸고 그 먹먹함은 이내 가슴에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성하께서는 참으로 우리 11억 신자들의 아버지이시며 어머니이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황님은 평화를 갈구하고 염원하는 모든 사람들의 머리이시고 심장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 안에 생명력을 심어주시는 전 인류의 큰 어른이시고 큰 스승이셨습니다. 각별히 우리 수도자들을 귀히 여기시고 많은 교서들을 통해 깨우침을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참 평화를 전하시기 위해 지구 곳곳을 다니시던 그 고운 발걸음을, 그리스도의 참 사랑을 전하시던 그 인자한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슬픔은 슬픔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상실감을 안겨주었고 텅 빈 마음은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 한국을 무척이나 사랑하셔서 두 번이나 찾아주시고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 땅에 입맞춤하시던 성하의 모습이 마음 깊이 새겨져 있고 한국어로 축복을 주시던 성하의 음성은 귓전을 맴돕니다.

우리 교황님!

부디 편안히 쉬십시오. 인류의 화합과 세계의 평화를 위한 가장 훌륭한 밑거름이 되셨으니 이젠 저희들이 그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하늘나라에서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당신의 큰 뜻이 인류의 가슴속에 영원히 빛나고 꽃 피길 빌어주십시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천국의 봄을 마음껏 누리시며 평화와 기쁨의 꽃씨를 이 땅에 뿌려주십시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한국남자수도회 장상협의회

“우리 시대의 영적 스승”

4월 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 선종하셨습니다.

우리 시대의 평화의 사도이시고, 영적 스승이시며 지도자이셨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를 잃은 슬픔을 교회의 모든 성원들과 함께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은총으로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