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정사목 현장을 찾아서 (13) 가톨릭대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부모집단상담’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4-07-25 수정일 2004-07-25 발행일 2004-07-25 제 2408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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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변하면 가정이 화목”
부모 스스로 위로·치유하는 과정
체험통한 해결방법 그룹별 교환
「문제아」 뒤에는 많은 경우 「문제 부모」가 있기 마련이다. 본인이 문제를 안고 사는 부모들은 자녀의 문제와 고통을 보살펴줄 여유가 없다.

예를 들어 부부사이가 안좋은 경우 종종 『남편이라고는 맨날 술먹고 늦게 들어오고…. 그래도 자식하나 믿고 살았는데 너까지 왜 이렇게 속을 썩히니…』라는 말을 자주 한다. 어떤 경우엔 스트레스가 쌓이면 자리를 펴고 드러눕거나, 하루종일 인상을 쓰며 자녀들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이렇게 스스로의 안타까운 감정을 어쩌지 못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위로하기 보다 충고와 야단을 먼저 표현한다. 또 자녀들에게는 친절하게 대하더라도 부모의 모습을 바라보는 자녀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부모와 자녀가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특히 부모 자신의 상처와 감정을 돌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 스스로의 내면을 다스려 평화롭게 유지하고 올바른 사고를 갖출 때 자녀에게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에서 마련하는 「부모가 변하면 아이도 달라진다」 프로그램은 집단 상담방식의 하나로 「부모의 자아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로그램은 부모가 순간순간 변화하는 자신의 느낌, 생각, 감정 등을 알아차려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잘 발휘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집단 상담은 5~10명의 소수 인원이 그룹을 지어 「체험을 통한 해결방법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어간다.

첫날 참가자들은 『에어콘이 센가 소름이 돋네』 『내 첫인상이 어떻게 보였을까』 등등 상담 시간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눈다. 매 순간마다 변화하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올바르게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알아차린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알고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시간 동안 컴퓨터게임을 하겠다고 약속한 아이가 2시간이 넘도록 멈추지 않았을 땐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곧바로 아이에게 쏘아붙이기 전에 「잠깐」 자신을 되돌아본다.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원인을 살핀다. 첫째 이유는 아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가 나고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걱정이 이어진다. 나아가 부모로서 무시당한 것 같아 섭섭함도 느끼고 있었음을 깨닫고 적절한 행동방향을 찾아본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겪은 일을 자연스럽게 나누면서 각 상황에 따라 『어떤 감정을 갖고 있었는 지』 『내가 왜 이 말을 하고 있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그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 지』 알아차리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

이러한 연습은 스스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감정을 표현하거나 의사소통, 행동하는 능력을 갖추게 도와 자녀와의 관계는 물론 부부, 다른 가족들, 직장동료들과의 관계 등에서도 신중하고 긍정적인 행동을 하도록 돕는다. 특히 많은 이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대화로 변화시키는 결과를 얻고 있다.

상담 전문가 정순중씨는 『특히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무조건 「잘」 「열심히」 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잠깐」 머무르며 자신의 마음을 알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치유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 집단 상담은 매주 1회 2시간씩 8주 과정으로 연중 개설되고 있다.

※문의=(02)2164-4656~7 www. childfamily.or.kr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