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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들었어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파니스’의 제빵

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2-11-03 수정일 2002-11-03 발행일 2002-11-03 제 2321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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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고 소문난 빵” 
가격도 20~30%나 저렴 
본당 행사.군부대서 인기 
보호작업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구수한 빵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한 켠에는 빵을 굽는 오븐과 반죽 기계가 놓여 있고, 밀가루 포대와 설탕 봉지가 겹겹이 쌓여 있다. 분주한 손놀림 뒤에 금방 꺼내지는 노릇노릇한 빵. 순식간에 빵을 꺼내놓고 그들은 다시 시계 바늘처럼 분주해진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장애인종합복지관의 보호작업장. 현재 이 곳에는 20, 30대 남녀 정신지체인 10명이 제과 기술자를 포함한 비장애인 7명과 봉사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라틴어로 빵이란 의미의 「파니스」가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91년. 이곳은 취업이 쉽지 않거나 또 취업을 했더라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그만 둔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설립됐다.

몇 차례의 시련과 고통 끝에 94년 완전히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판매유통에 나서 현재 주문생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로 서울, 경기 일원에 빵을 공급하며 이미 고유 브랜드로서 뛰어난 맛과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 곳에서 공급하는 빵은 팥빵, 소보루빵, 크림빵, 모카빵. 피자빵, 고구마빵과 각종 식빵류, 다양한 쿠키류 그리고 케익류, 카스테라류 등 30여 가지. 주문을 통해 한번 맛 본 고객들에게는 『맛있다』라는 합격점을 받아 놓은 상태다.

가격은 500원에서 6000원까지 다양하며, 일반 시중 제과점에 비해 20~30%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일류 호텔 제과점과 별반 차이 없는 맛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각 본당 행사나 바자회, 군부대, 교도소 등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보호작업장 1층에는 이들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파니스 제과점」이 있어, 복지관을 이용하는 이들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애용하고 있다.

보호 작업장 책임자 박주선(다니엘라.영원한도움의 성모수녀회) 수녀는 『이곳은 장애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그마한 발판이자 삶의 터전』이라면서 『재활을 위해 땀흘리는 장애인들에게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더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입 및 자원봉사 문의=(02)441-5001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호작업장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