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국내 신영성운동 현황과 대책 (2) 대중문화와 신영성운동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3-05-18 수정일 2003-05-18 발행일 2003-05-18 제 2348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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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매체통해 교묘히, 점진적 확산
교회안에서조차 영화ㄷ8음반 대여
‘신앙에 해악’구체적 지침 필요
『어떤 것이 뉴에이지 음악인가요? 그러면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뉴에이지 음악을 들으면 안되나요? 뉴에이지 영화는 또 어떤 것인가요?』

현대 세계의 문화를 좌우하는 것은 대중매체를 매개로 한 대중 문화 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뉴에이지 문화 현상들은 바로 이러한 대중 문화를 매개로 확산됐다고 할 수 있다.

음악의 경우 뉴에이지는 하나의 대중적 음악 장르로 자리 잡은지 오래이다. 특히 사회가 불안하고 경제가 침체될 수록 정서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자연을 노래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뉴에이지 경향의 음악들에 더욱 매료된다고 한다.

이번 달에는 유난히 뉴에이지 음악으로 곳곳의 공연장이 성황을 이뤘다. 세계적인 뉴에이지 음악가인 데이비드 랜츠, 동양적 감성을 뉴에이지 음악에 접목시켰다는 일본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한국인 피아니스트 이루마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음악가들이 공연을 가졌다.

인기 TV 드라마나 CF에서는 뉴에이지 계열의 음악들이 자주 애용되고 영화에서는 유령, 영혼 등 접신주의나 영매 사상을 담은 내용이나 ET 이후 외계인들과의 접촉, 투쟁을 그리거나 신적 존재로서의 외계인에 대한 묘사 등이 SF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쏟아졌다. 컴퓨터 게임에서는 우주를 배경으로 외계 종족간의 전투를 벌이거나 신들의 전쟁을 모티브로 하는 것들이 셀 수 없을 정도이고 출판계에서도 전생과 환생을 다룬 책들, 수련을 통한 영적 성장, 초능력 계발 등을 주제로 한 책들이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목록에 빠지지 않고 있다.

물론 출판, 영화, TV, 음악 등 각 문화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활동과 문화 상품들이 모두 신영성 운동의 한 부분으로서, 종교적 성향을 지닌 뉴에이지 운동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모든 문화 현상에서 뉴에이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기에 단순히 뉴에이지를 표방한다고 해서 이를 배척한다면 대부분의 문화 현상들을 거부해야 하는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실제로 교회 안에서도 뉴에이지적인 경향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나 음반 등을 신자들에게 대여하거나 권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부에서는 그리스도교계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그것은 단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문화 상품들을 찾아나서는 대중매체의 상업성과 결합된 현대 문화 상품의 한 분야에 불과하며 따라서 이를 사탄 숭배자들의 악의적 음모라고 규정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분명히 이러한 뉴에이지적인 문화 현상들 중에는 종교적인 요소들이 게재돼 있는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더욱이 그것이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 매체들을 통해 교묘하고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더 세심한 분석과 대처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제 교회의 대처는 뉴에이지를 비롯한 신영성 운동이 신앙에 해악을 미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 즉 음악, 영화, 미술, 영상 매체, 인터넷, 컴퓨터 게임 등등 각 분야별로 신앙에 해악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정밀하게 검토하고 신자들에게 지침을 마련해주는 구체적인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