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정사목 현장을 찾아서 (3) 건강한 가족공동체(Healthy Family Community)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4-04-25 수정일 2004-04-25 발행일 2004-04-25 제 2395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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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이해받고 있음을 느끼게”
부모-자녀 공감대 형성에 큰 도움
자신 이해·의사소통 등 3부로 진행
인천교구 신천동본당 남성신자들이 건강한 가족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해 「가족모임」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집 철학」을 액자나 판넬로 만들어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고 모임 시작 때 온가족이 손을 잡고 합송한다. 한주간 행동 중 스스로 반성할 부분을 나누고 변화하려고 노력한 가족들에게 칭찬보따리를 풀어준다…』

4월 18일 주일 저녁 인천교구 신천동성당에서는 「건강한 가족공동체(Healthy Family Community, 이하 H.F.C)」 프로그램 중 「가족모임」 방법에 대한 연수가 한창이었다. 3~4월 프로그램 참가자는 본당 남성 신자 10여명. 아버지들은 프로그램 단계에 따라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관계를 개선, 구체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나눈다.

서울특별시립동부아동상담소 소장 김보애(안나) 수녀가 개발한 「H.F.C」는 부모와 자녀, 부부사이의 공감대 형성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동체의 힘을 빌어 구성원의 내외적 문제를 치료 수정 보완하는 「치료공동체(Therapeutic Community)」를 응용해 가족관계 개선 노력에 대입한 것으로, 의사소통방법에 있어서는 효과적인 부모역할훈련(P.E.T)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H.F.C는 기본 9주 과정으로 총 3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에서는 우선 아동과 부모 자신의 이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2부에서는 의사소통에 대해, 3부에서는 가족공동체를 운영해가는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다.

프로그램은 부모와 자녀의 권리를 똑같이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가장 큰 목적은 사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단순히 혼자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사랑받고 있고 또 이해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돕는 것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물론 영.유아를 둔 가정, 성장한 자녀를 둔 중년기 부부 등 어느 가정에나 폭넓게 적용되며 나아가 소규모 그룹홈이나 쉼터 가족, 보육시설들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에서는 「우리집 생활철학」을 비롯해 가족모임진행방법, 참만남 모임 규칙 등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는데 큰 도움을 준다. 매주간 제시하는 「가족간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서는 자신과 가족의 행동을 평가하고, 가족의 현상태가 어떠한 지, 어떤 모습이 되길 바라는 지, 어떤 노력을 통해 변화되는 지를 알도록 한다.

H.F.C는 현재 서울특별시립동부아동상담소를 비롯해 본당, 시설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 강사 양성과정은 동부아동상담소에서만 마련된다.

가정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H.F.C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신천동본당은 여성이나 부부팀 뿐 아니라 남성팀도 따로 마련돼 눈길을 끈다. 신자들은 H.F.C에 참여하면서 공동체 구성원과 관계도 많이 돈독해졌으며 특히 남성신자들의 본당활동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에는 생활환경이 어려운 지역주민과 주변 공부방 교사들을 대상으로도 프로그램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박병석 주임신부는 『보통 아버지들은 자녀들과 심리적으로 거리가 멀고 특히 대화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더욱 많은 신자들이 가족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노력해갈 수 있도록 본당공동체 차원에서 적극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본당에서는 구역반 등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등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들을 구상 중이다. 동부아동상담소에서도 연수 후속 프로그램과 자녀들을 위한 캠프 등도 준비하고 있다.

※H.F.C 참여 문의=(02)2248-4567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