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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의 달 특집 - 장명옥 선교체험수기] 주님의 향기를 퍼뜨리는 선교 (2)

장명옥
입력일 2001-10-14 수정일 2001-10-14 발행일 2001-10-14 제 2270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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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족과 함께 선교

일요일을 택해서 저의 남편과 중학교 2학년 딸과 초등부 4학년 아들과 함께 두류공원에 야유회 겸 선교 활동을 나갔습니다. 거기에서 저는 안내책을 조심스럽게 끄집어내어서 중년이 넘은 신사 한 분한테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보기 좋게 퇴짜를 놓았습니다. 그 순간 당황했고 약간의 충격이 밀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겉으로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좋은 하루 되십시오』하면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주님, 이 순간을 저와 함께 해주시고 제가 안내책을 전하는 모든 이의 마음을 주님께서 움직여 주십시오』하면서 다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랬더니 이상하게도 제가 안내책을 들고 가는 모습을 쳐다보는 노신사 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가서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나서 책을 전했더니 감사하다면서 『새댁, 정말 좋은 일 하시네요. 나중에 천당 가겠어요. 나는 불교 신자입니다만, 천주교는 신사적이고 엄숙한 분위기가 있는 듯 해서 평소에 좋게 생각해 왔습니다』하면서 저에게 시원한 감주를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도 함께 써 주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책을 전하였더니 『성당 참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천주교 한 번 믿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어요』하시는 67세 된 노인 두 분이 「자기소개서」를 써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감사하다고 하면서「자기소개서」를 기쁘게 써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간 남편은 이 사람 저 사람 표정을 살피면서 저 분은 안내책을 받을 것 같다며, 저보고 가보라고 하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는 등 저의 활동을 적극 도와주었습니다.

어묵을 파는 아저씨에게 다가가서 자연스럽게 어묵을 사먹으면서 『요즘은 사회적인 나쁜 환경으로 자녀교육을 시키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이 사춘기를 잘 보내려면 참된 종교를 가지게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중의 하나인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종교의 필요성을 넌지시 끄집어내니까 그 아저씨도 고개를 끄덕이며 호의를 보이며 『그 안내책 한 권 줘 보이소. 우리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통 말을 안 듣네예』하면서 책을 받고 「자기소개서」도 써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딸과 아들도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책을 전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분들은 『정말 예쁘고 착한 아이들이로구나』하면서 연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5~6세 되어 보이는 딸과 30대 초반쯤 된 아주머니가 공원 잔디밭에 우두커니 앉아서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기쁘게 전하는 선교책자를 서슴지 않고 받기에 「자기소개서」도 쉽게 써 주겠구나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자기 소개서를 써 주시면 참고해서 성당에 안내를 잘 해드리겠습니다』하였더니 꺼려하면서 『책만 읽어보겠습니다. 더이상 저에게 아무 말도 묻지 말아주세요』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즐거운 시간을 방해해 드렸나 봅니다. 주님의 은혜 듬뿍 받는 하루 되십시오』하면서 돌아서는 순간 『저어, 사실은 저도 천주교 신자입니다만 지금은 냉담 중입니다. 결혼 전에 세례를 받아서 아주 열심히 성당에 다녔지만, 결혼 후 시댁과 여러가지 복잡한 관계로 성당에 나갈 입장이 못됩니다. 그래서 제 마음이 항상 무겁고 마음 한 구석에는 죄 의식에 사로 잡혀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 내용을 좀 들어보아도 되겠습니까?』하고 물어 보았더니 『말씀 드리기는 곤란합니다만, 정신적으로 힘이 듭니다』『회두를 해서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하면서 힘들고 고민스러운 일을 주님께 봉헌하세요. 그러면 사랑의 주님께서 분명히 아주머니를 어여삐 여기실 것입니다』『그렇게 될까요?』하면서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럼요, 주님을 온전히 믿으시고 의지해 보세요』『주님께서 자매님을 저에게 보내주신 것 같아요, 이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자매님은 이렇게 더운 날씨에 한 영혼이라도 구원을 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을 하는데, 저는 같은 신자로서 부끄럽습니다. 회두해서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겠습니다』『오늘 저에게 힘이 되어 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하며 나에게 인사를 깍듯이 했습니다.

며칠 후 그 날 입교 의사를 밝혔던 두 분에게 인사 전화를 드리며 『안내책 한 번 읽어보았습니까?』하고 물어 보았더니 『예, 참 좋은 말이 많이 쓰여 있더군요』하기에 입교를 권하자 『아이구, 이거 정말 고맙습니다. 평소에 성당에 가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혼자 성당에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았습니다』하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의 「자기소개서」를 신부님께 갖다 드리고 그 분들 집 가까이 있는 성당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 드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류공원에서 20명에게 「자기소개서」를 받았고 두 분이 입교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렇게 저는 가족과 함께 한 이 선교를 통해서 만나는 모든 이에게 주님 사랑의 향기를 퍼뜨릴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제 안에 깃들인 주님을 느끼는 날이 되었습니다.

※필자 연락처=cmochs@hanmail.net

필자 가족의 단란한 모습.

장명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