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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교회와 소공동체 운동 (4) 소공동체 탐방 / '춘천교구 성산본당'

이진아 기자
입력일 2001-09-09 수정일 2001-09-09 발행일 2001-09-09 제 2266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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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 스스로 구역모임 이끌어
86년부터 매주 모임 농촌 지역 불구하고 본당 활성 신자증가
책 ‘좋은 이웃’ 활용 나눔과 묵상이 풍성
성산본당은 한국교회가 소공동체 운동을 본격화하기 전부터 신자들 스스로 구역모임을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본당이다.
춘천교구 성산본당(주임=강동금 신부)은 한국교회가 소공동체 운동을 본격화하기 전부터 신자들 스스로 구역모임을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본당이다. 그 결과 성산본당은 신자 대부분이 노령인구, 농촌지역이라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본당공동체 활성화는 물론 신영세자의 지속적인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6년부터 성산, 삼포, 원평 3개 구역에서 매주 모임을 실시해온 성산본당은 98년 강동금 주임신부 부임 이후 본당 전 구역으로 기도모임을 확대하면서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본당공동체는 눈에 띄게 변화됐다. 우선 본당관할지역이 광활해 신자들의 주일미사 참여가 엄청나게 번거로운 일이지만 미사를 봉헌하는 신자들은 오히려 늘어났다. 또 구역모임이 있는 수요일 새벽미사 참례자 수는 여느 도심지역 새벽미사에 버금갈 정도다. 미사와 기도에 충실한 신자들은 예비신자 입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으며, 신자들의 성실한 신앙이 삶 안에서 이뤄지면서 이웃사람들의 본보기가 됐고, 모범적인 이들의 삶과 신앙 때문에 성당을 찾는 사람들도 상당수 된다. 매주 구역 내 다른 가정을 방문하면서 모임을 갖는 성산본당 신자들은 농사철 부족한 일손 돕기는 물론 교통사고 등 어려운 일이 닥칠 때 일을 나누고 기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해왔다.

이처럼 신자들의 결속을 다져온 성산본당 소공동체 모임은 매주 수요일 저녁 6개 구역 5개 공소에서 일괄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농한기 때는 유동적으로 시간대를 옮겨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성산본당은 물론 춘천교구 소공동체 모임의 특징은 교구차원에서 발행하고 있는 소공동체모임 책자 「좋은 이웃」을 활용한다는 것. 「말씀그림으로 복음나누기」「기도와 함께 나누기」「공동체로 나누는 성독」「복음나누기 7단계」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좋은 이웃」은 모임을 구성하는 신자들의 연령대나 관심도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균 60대 노인들로 구성된 삼포구역은 10년째 복음묵상과 기도로 모임을 이끌어왔으나 최근 「좋은 이웃」의 '말씀그림으로 복음나누기'를 활용하면서 나눔과 묵상이 더욱 풍성해졌다.

예비신자 때부터 구역모임에 참여하도록 하는 성산본당의 소공동체 활성화는 주임신부와 수녀, 신자들의 삼위일체적인 열의와 관심에서 비롯된다. 농한기를 이용해 매년 2·3월 전 구역·공소를 가정방문하고 구역미사를 봉헌하는 강신부는 구역모임 활성화를 위해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구역·공소를 순회하면서 미사를 봉헌한다. 구역미사를 봉헌한 지역은 이튿날 주임신부와 수녀, 신자들이 다함께 쉬는 교우, 새 교우들의 가정을 방문해 공손하게 신자모셔오기, 새교우 영세시키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가 합심해 선교 열의를 불태워서인지 성산본당은 예비신자 입교가 매년 끊이질 않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9년째 구역장을 맡고 있는 산포지역 김승예(마리아·46)씨는 『본당 전체가 구역모임을 활성화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주임신부님의 매주 구역미사봉헌과 독려가 컸다』면서 『4년 전부터 본당 전 신자들이 구역모임을 함께 하면서 더욱 화합이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금 신부는 『소동체가 활성화되면서 신자들 스스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할뿐 아니라 공동체가 활기를 띠고 신영세자들이 늘고 있어 작은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같은 소공동체 모임이 춘천교구 뿐 아니라 전국 교구 모든 본당에서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아 기자